대구지역 시문학회 '瑞雪 시동인회'는 동인지 '오늘 숨겨놓은 뜨거운 찻잔과 흰 머리카락을 같이 푼다'(도서출판 그루)를 출간했다.
'서설동인'(회장 구양숙)은 지난 89년 결성, 이번 '오늘 숨겨놓은…'까지 모두 13권의 동인지를 꾸준히 펴내며 시사랑 모임을 꾸려왔다. 회원들은 '자유문학' '한국비평문학회' 등 문예지에 작품을 내거나, 각종 백일장 심사위원 등으로 활발한 문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서설 13집에는 박주영 성명희 정재숙 황영숙 구양숙 문차숙 박숙이씨 등 동인회원 7인의 시가 수록됐다. 중년에 접어든 이들의 흐르는 세월에 대한 단상과 생활속에서의 따뜻한 성찰이 돋보인다.
뿌리가 반이나 드러난 나무를 보고/ 사람들은/ 저건 살아도 산 게 아니라고 쉽게 말하고 지나친다/ 나무야 대답을 했겠지만/ 나무 말을 사람은 모르니/ 그냥 살아도 산 게 아닌 것이 되고/(중략)…/ 말도 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데/ 한번 그 속에 들어가 시커먼 속을/ 볼 생각은 내 봤는지/(후략)…(구양숙 著)
시인은 또 '개도 안 물어가는 쉰의 아줌마/ 그러면서도 가슴이 떨렸던 것을 누가 알까'라며 일상의 피곤함에도 늙지 않는 시심(詩心)을 노래하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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