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핸콕공원내에 자리잡은 서드스트리트 초등학교.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백인 남성이라는 통념을 깨고 긴 검은 머리에 둥근 얼굴을 한 한국여성이다.
수지 K 오(57) 교장. 미국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부유한 유태인 동네의 초등학교 교장으로 10년째 일하고 있는 그는 올해 6월 캘리포니아주 '올해의 교장'으로 선정될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종과 성을 뛰어넘어 교육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오 교장의 한국이름은 김순지. 그는 경북여고와 경북대 사범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대구출신이다.
오 교장은 지난 7월 경북대와 미국 SATⅡ한국어진흥재단이 공동으로 미국내 주요 중고등학교 교장 및 교육감 등 40여명의 교육관계자를 초청해 한국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미국 공립학교 교장단 연수회를 위해 고향을 찾았다.
1967년 서던캘리포니아대(USC)로 유학길에 오른 후 근 35년만에 모교인 경북대를 방문한 그는 이번 연수에 참가한 교장단 일행 중 누구보다도 깊은 감회에 젖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의 배려로 선교사에게서 영어를 배운 오 교장은 영어 하나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대학 12년 선배이자 고교 은사인 남편도 영어교사로 재직해 영어와는 인연이 깊다.
고교시절 그는 일본에서 열린 세계인 토론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보다 넓은 세상에 나아가 꿈을 펼치겠다고 결심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유학길에 오른 그는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교육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1974년 커뮤니티 어덜트 스쿨 교사로 첫 발령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백인이 아닌 동양인 교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민자들이 많이 다니는 중등학교 영어교사로 교사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8년동안 몇몇 학교를 거쳐 로스앤젤레스 교육구 장학사로 자리를 옮겼다. 5년 동안 장학사로 근무한 후 교감을 거쳐 현재의 서드스트리트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소수민족이라는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공립학교 교장이 되기까지 오 교장의 노력은 남달랐다. 당시 미국내 어디든 교장은 백인남성이 관례였다. 하지만 백인남성보다 몇 배 이상 노력한 결과 소수민족, 그것도 여성으로서 꿈을 이룬 것이다.
오 교장이 몸담고 있는 70년 전통의 서드스트리트 초등학교에는 유난히 한국계 교사가 많다.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 820명의 학생들도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교사와 교직원, 학생들에게 오 교장은 바로 꿈이자그들의 미래이다.
"최선을 다하는 열정과 노력으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한 오 교장은 성공을 꿈꾸고 자기가 정한 목표를 향해 뛰어가는 자세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철저한 승부근성과 끈기, 교사로서의 프로의식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교육자로서 명성을 얻게 된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해로 28년째 교육자로 몸담아오면서 오 교장은 늘 가슴에 좌우명을 간직하며 살아왔다. '나 자신으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편하게 사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성공을 위해 뛰었다.
동서를 막론하고 성공자들은 '늘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간절히노력하는 자세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이런 성공철학이 오 교장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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