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의 집중호우로 합천댐 상류는 각종 쓰레기 몸살이고 하류지역은 물난리 계속으로 복구에 엄두조차 못내고 대구 등 인근 도시로 피난 보낸 학생들의 개학을 1주일 앞둔 학부모들은 아이 걱정에 한숨을 쉬고 있다.
댐건설 뒤 첫 만수위를 기록한 합천댐 상류인 합천군 봉산면과 거창군 남하·남상면 일대 내수면은 각종 쓰레기로 뒤범벅이다. 특히 남상면 가현리 가현교 상류 대호 주유소 인근은 댐건설과 함께 수몰지역으로 편입된 유휴지에 인근 주민들이 밭작물 경작을 위해 쌓아 둔 퇴비와 채소류가 침수돼 썩는 냄새로 주민들은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하류인 청덕면 앙진·가현리 일대는 낙동강 제방 두곳이 터지면서 물난리를 겪었고 낙동강 수위가 낮아지고 11일 동안 침수됐던 수마의 모습이 드러나자 주민들은 허탈감에 말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가옥과 하우스 골조들은 주저 앉았고 240여ha의 농작물은 물론 풀 한포기 살아남지 않고 심한 악취만 풍기고 있다. 10여년전 귀농, 부인과 6천여평의 포도밭을 일궈온 최일수(45·청덕면 앙진리)씨는 "물에 잠겼을 때는 한가닥 희망이 있었는데 이제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최씨만의 한탄에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한편 개학을 1주일 쯤 남겨 둔 합천 수재민들은 자신들은 집단생활을 하지만 노약자와 자녀들은 물 난리로부터 안전한 대구나 진주·창녕 등 친인척 집으로 대피시켜 놓은 터라 걱정이 태산이다.
학생들은 보충학습이나 학원수강 등 부족한 과목 학습이 불가능하고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은 학원 수강료를 납부해 놓고도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실정이고 집이 침수되면서 교과서나 책가방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밀린 방학 과제물이나 준비물조차 챙기지 못해 개학을 하더라도 수업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합천군 청덕면 앙진리 변만섭(43)씨는 "침수피해를 입고 지난 9일 초교 6년인 호성이와 초교 3년인 유림이 남매를 처가가 있는 창녕읍으로 보낸 뒤 전화로 학습을 독려하고 생활을 지도하지만 물난리 충격으로 아이들이 정서적 불안감을 보여 학습 저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마을 박순도(39)씨는 "70노모는 대구 동생집으로 모셔 놓고 초등학생 남매는 의령군 부림면의 처가에 맡겨 때아닌 생이별로 개학걱정에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하는 아이들이 안스러워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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