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전과자와 순수한 중증뇌성마비 여인의 사랑을 다룬 영화 '오아시스'(15일 개봉)의 이창동 감독과 주연 여배우문소리씨를 17일 대구에서 만났다.
개봉후 사흘째. 스탭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이감독은 연신 담배를 피워물며 예의 찡그리는 듯 웃는 듯 말을 이어갔다. 문씨는 청바지 츄리닝과 군복티(?)를 입고서 무척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다음은 두 사람과의 일문일답.
△(이감독에게)영화가 개봉됐다. 지루하다는 사람도 있다. 감독입장에서 영화를 소개하자면?
-오아시스는 그냥 사랑이야기다. 건조하고 삭막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내가) 관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다. 관객들이 원하는 얘기만 하는 것, 팬 서비스 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창녀'나 다름없다.
△3편( 전작 초록물고기, 박하사탕)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이창동표' 영화라는 느낌이 더 강해진다. 스스로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은가?
-스타일리스트 말 자체를 싫어한다. 스타일은 '기술'인데, 잔재주보다 내용으로 '색깔'을 갖고 싶다. 앞서 말했듯 나만의 말을 거는 방식이 있다.
△촬영전에 동작 하나하나까지 (배우에게)요구한다고 들었다. 배우들에게 연기의 '여백'은 줘야하지 않나?
-그 부분에 오해가 많은데,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대화를 많이 한다. 하지만 그걸 실제 연기로 표현하는 건 배우의 몫이다.감독과 마찬가지로 배우가 납득가지 않는 연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문소리씨에게) 촬영중 힘들었던 점?
-처음에 영화 출연을 결정하는게 가장 힘들었다(웃음).
△설경구씨와의 연기궁합은?
-박하사탕 이후 출연제의가 뜸했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경구오빠는 '무서운' 선배고 그만큼 배울 것도 많다. 박하사탕 때보다이번 영화에서 더 친해졌다.
영화찍고 몸이 안 좋으니까(문씨는 장애인 '공주'역을 하고난 뒤 실제 골반이 약간 뒤틀렸다), 경구오빠가"출연계약서에 AS까지 적었어야지"했다. (웃음)이 감독님은 욕심이 많은 분이지만, (이 감독을 슬쩍 보며)'좋은' 감독이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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