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만에 진압
이라크 반체제 단체원들이 독일 베를린 주재 이라크 대사관에 난입, 인질극을 벌이다 붙잡혀 독일 정부와 이라크 반체제 단체를 지원해온 미국 정부를 곤경에 빠뜨렸다.
◇이라크 대사관 인질극=이라크 반체제 단체원들이 20일 독일 베를린 주재 이라크 대사관에 난입해 대사와 직원들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5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독일 민주 이라크 야당(DIOD) 소속원이라고 밝힌 무장 괴한들은 이날 오후 2시 26분(한국시각 오후 9시 26분)쯤 베를린 첼렌도르프구(區) 주택가에 위치한 이라크 대사관에 사제 가스총을 쏘며 난입, 샤미르 모하메드 대사를 비롯한 직원 4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들은 언론사에 팩스로 보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항해 싸운다"며 "독일 대사관 점거는 이라크 자유화 투쟁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경찰은 이라크 정부의 대사관 진입 허락이 떨어진 직후인 오후 7시 40분 특공대를 전격 투입해 범인 5명을 모두 붙잡고 인질 4명을 구출했다. 경찰은 범인 1명은 체코제 권총, 나머지는 사제 가스총과 전기충격봉 등으로 무장했다고 밝혔다.
독일 제2공영 TV 방송 ZDF는 수니파 이슬람의 분파로 보이는 DIOD는 최근에 결성됐으며 단원은 2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배경과 파장=이라크 반체제 단체원들의 이라크 대사관 난입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노골적으로 반대해온 독일 정부와 독일 안팎의 반전 여론을 뒤집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이번 사건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반대한다는 뜻을 재천명한 뒤 이틀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런던에 소재한 이라크 반체제단체 연합기구인 이라크 국민회의(INC) 대표는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독일 정부의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러나 INC 관계자들은 "이라크 주류 재야세력과 이번 사건은 관련이 없다"며 "DIOD는 불과 몇개월 전 독일 내에 거주하는 이라크 망명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라고 밝혔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대사관 난입과 관련, 미국과 시오니스트 첩보기구들이 배후조종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아랍권내에 확산되고 있는 전쟁반대 여론을 완화시키고 후세인 정권의 대안으로 내세우기 위해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을 지원해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의식, "대사관 인질극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바꾸기 위한 이라크 안팎의 합법적 노력들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비난했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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