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쉬는 직원이 일도 잘한다'.20일 주주총회를 거쳐 완전 민영기업으로 바뀐 KT(옛 한국통신)의 변신은 휴가철에 더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임원들은 대부분 휴가를 가지않고 간부급 직원들은 1, 2일, 일반직원들은 2, 3일 가량 휴가를 다녀오던 관행에서 탈피, 올해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1주일씩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또 상당수 직원들은 오는 가을이나 겨울쯤 한 차례 더 휴가를 쓸 계획이다.
지난 달 말 시작된 '휴가 당당하게 쓰기' 캠페인은 KT가 공기업의 비효율적인 관습을 털어내기 위해 도입한 '원 인(One In), 원 아웃(One Out)'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버릴 것은 버리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자'는 뜻이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 해부터 시작됐다. KT는 인재상을 '창조적 자유인'으로 삼고 '글로벌 보전연수' 제도를 마련했다. 연차휴가를 활용해 자기개발형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는 직원들에게 연차수당의 50%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통상 보름이 넘는 기간동안 자리를 비울 수 있도록 허락한 것도 파격적이지만, 수당까지 주는 것은 이전의 공기업적 발상으로는 불가능한 조치.
KT대구본부의 경우 지난 해 84명이 '글로벌 보전연수'를 다녀온 데 이어 올해 8월까지 이미 107명이 이 제도를 활용했다.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인 만큼 연말까지 최소 150명 이상이 일상에서 벗어나 이국땅에서 또다른 세계를 호흡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대구본부 한 직원은 "쓸데없이 상사 눈치나 보고 자리를 지키는 것 보다 자기 필요와 근무상황에 맞춰 휴가를 즐기고 새로운 해외문물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이 진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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