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끝난뒤 안동댐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주변지역에선 악취 때문에 코를 막아야 하고 부유물들이 썩으면서 심각한 수질오염도 우려되지만 쓰레기 수거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그나마 수억원을 들여 구입한 쓰레기 수거선박은 제기능도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안동호가 쓰레기 천국으로 바뀐 이유가 뭔지 돌아봤다.
◇넘쳐나는 쓰레기로 댐 오염
지난 폭우로 안동댐에 유입된 쓰레기는 5천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폭우때마다 쓰레기가 유입되지만 특히 올해는 담수후 최악의 쓰레기 대란을 맞고 있다. 댐관리단은 지난 9일부터 용역업체에 의뢰해 수거에 나섰다.
문제는 더딘 작업시간. 엄청난 양의 부유 쓰레기가 유입됐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과 갈퀴에 의존해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수면 어민들의 소형보트를 임대, 그물로 쓰레기를 끌어모은 뒤 갈퀴로 건져내는 방법을 쓰고 있다.
댐관리단은 환경부 지시에 따라 댐내 쓰레기를 이달말까지 완전 수거할 계획이지만 용역업체측은 현재 진척도라면 연말에나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거가 지연되면서 특히 안동호 상류 만곡지역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고 상당량이 썩어 벌써부터 악취가 코를 찌르고 수질도 급격히 악화됐다. 안동대 생물학과 이희무 교수는 "부유 쓰레기는 일차적으로 수면에서 썩고 전체의 20%가량이 침전돼 염기성분해를 일으키며 수질오염을 가속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동호내에 쓰레기가 많이 쌓인 유역의 수심10m 깊이 물을 표본조사한 결과 용존산소량이 물고기 생존기준이 되는 5ppm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홍수 뒤 일조량 증가로 수온이 상승하면 쓰레기 부패가 빨라져 2급 수질이 4급까지 급격히 악화되기 때문에 예방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철덩이 쓰레기 수거선
댐 전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투입돼야 할 쓰레기수거 전용선은 댐 후미진 곳에 발이 묶인채 고철덩이로 변해버렸다. 관리단은 지난 97년 7월 수자원공사가 4억2천만원으로 발주, 건조한 20t급 쓰레기수거 전용선박 물보라호를 인수받아 취항시켰다.
그러나 이 선박은 제기능을 한번도 발휘하지 못한 채 시험 운용중 쓰레기 부유물이 엔진냉각기 장치계통으로 스며들며 엔진이 꺼지는 치명적 결함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선박 건조회사가 수차례 수리를 시도했지만 '엔진 기계장치에 대한 당초 설계가 잘못돼 완전 해체후 수리해야 재성능을 찾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댐관리단은 완전 수리에 드는 비용이 새로 건조하는 비용에 버금가는데다 기능을 완전히 찾을 수 있을 지도 확실치 않아 선뜻 시행하지 못했다.
선박회사도 "수자원공사 발전사업처가 직접 설계한 대로 배를 건조,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하자보수 기간이 지난 뒤에는 아예 손을 떼버렸다. 결국 시운전 중에 멈춰 버린 물보라호는 단 한번도 쓰레기 수거작업에 나서지 못하고 댐 한구석에 묶여선 채 고철덩이로 변해가고 있다.
댐관리단측은 "수년만에 한번씩 벌어지는 쓰레기 대량유입 때문에 전용선을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수작업이 낫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이에 지역환경단체는 "댐관리단이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치우는데만 급급하고 그마저 소홀히 하고 있다" 며 관련업무 전반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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