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택용 '선산.인동부 고시문집'출간

반 평생을 향토고서자료수집에 바쳐온 한 공무원의 노력이 마침내 한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善山.仁同府 古詩文集(구미시 출간)'의 지은이 이택용(53.구미시 문화공보실 관광문화재 담당)씨.

고시문집은 조선조 문인학사들의 구미예찬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책에는 이씨가 지난 78년 구미시 공무원으로 재직한 이래 24년간 영남 명현 120명의 종택을 방문하면서 수집한 시문 580편, 편지글 10편,그림 10편 등 600여편을 한데 묶었다.

글의 주인공은 170명에 이르는 구미출신의 문인학자, 옛 선산부와 인동부의 부사, 그리고 구미를 방문하였던 명현들. 현 구미시는 조선시대'인동부'(현 산동면, 장천면)와 '선산부'(해평면, 고아읍 등 이북)를 합한 지역이다."선산,인동부는 야헌 길재를 비롯, 수 많은 명현들이 배출되고 다녀간 조선유학 500년사의 연원입니다. 이들의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은 선인들의 삶을 알고, 향토문화를 다시 꽃피우는 것입니다".

'고시문집'에는 저자의 '낙수물이 바위를 뚫는' 노력이 책장마다 배어있다. 1천100여편이 넘는 시.서.화를 담은 책은 백과사전을 연상시킬정도로 내용이 방대하다. 또 고문에 익숙하지 못한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서의 원문, 사진과 번역문이 함께 실려있으며, 각 글마다 지은이의 행장도 상세히 기록돼 이해를 돕고 있다.

책에는 조선초기학자 권근이 남긴 '월파정기(月波亭記)'부터 조선후기의 다산 정약용이 낙동강변 월파정에 올라 감회를 술회한 '등월파정(登月波亭)'등 구미를 예찬한 글들이 실려있다.또한 겸재 정선의 '천생산성도(天生山城圖)'를 발굴하고, 권근의 '월파정건기(月波亭重建記)'에서 14세기 구들보급에 관한 기록을 찾아내는 등 문화발굴의 성과를 얻기도 했다.

향토 한문학가 모산 심재완 박사는 발문을 통해 "선산,인동은 유서깊은 유불의 고장으로 이곳을 탐방한 명사, 풍류객들의 시문이 많이 전승되고있다"며 "'고시문집'의 발간은 그동안 출처를 알길 없이 옛 문헌에 이름만 전해오던 명문의 발굴.정리에 큰 몫을 했다"고 평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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