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민주당 이해찬 의원 발언에 이은 서울지검 박영관 특수 1부장의 유임에 대해 "정치공작을 계속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맹비난한 뒤 의원총회를 연일 개최, 민주당과 현 정권에 대한 초강경 대응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주요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검찰 내 거악(巨惡)을 뿌리뽑고 검찰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김정길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이날 중 제출키로 했다.
또한 전날 서울지검에 이어 청와대를 항의방문, 정치공작에 대한 청와대 측 해명과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등을 촉구하는 공개질의서를 제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이번 검찰인사에서의 DJ-한화갑-김정길-김학재(신임 대검차장)-박영관으로 이어지는 전남 신안 향우회,목포고 인맥, 한화갑 인척 챙기기는 드러내 놓고 정치공작을 하겠다는 대국민 도전행위"라고 규정한 뒤 "법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정치검사 청소작업'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대변인은 특히 김학재 차장을 겨냥, "대검 차장 시절 비호남 출신 검찰총장을 제쳐두고 청와대와 직접 연결돼 전횡을일삼았던 신승남 전 총장을 연상시킨다"며 '제 2의 신승남'으로 비난한 뒤 "김 차장은 신 전 총장이 몰락했던 길을 상기해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한나라당은 서울지검 앞 항의집회와 의총, 국회 본회의 5분발언 등을 통해 총공세를 펼쳤다.서청원 대표는 "장기집권을 노리는 이 정권이 민심을 잡을 수 없으니까 공작을 통해 이회창 후보를 음해하려는 움직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박지원 청와대비서실장이 총기획하고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천용택 의원을 시켜 조작한 사기극임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김문수 기획위원장도 "어제 이 후보의 대구 방문에서 발생한 정신대 할머니의 친일 거론도 우발적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고 공작설을제기한 뒤 "12월 대권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친일 문제, 세풍, 안풍, 북풍 등으로 2부작, 3부작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23일 수백명의 한나라당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들이 서울지검을 항의방문한 것을 "집단 폭력행위"로 규정하고 "이런 짓을할 수록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의 수렁에 더욱 깊게 빠질 뿐"이라고 성토했다.
또 한나라당이 김정길 법무장관의 해임안을 제출키로 하자 "오만하고 비열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흥분했다.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와 정국상황 비상대책반 회의를 잇따라 열고 이해찬 의원의 '병풍 쟁점화'발언 여파에 대해 논의했다. 한화갑 대표는 "이회창 후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회를 사유화시키고 검찰을 무력화시키며 정국을 혼란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또 이 후보가 전날 의총에서 '병역의혹에 부끄럼이 없다'고 한 발언을 문제삼고 "이미 아들의 병적기록표에 20가지 의혹이 제기됐고 이 후보가 대법관 시절에는 부인 한인옥씨가 (병무 브로커에게)돈을 건넸다는 증언이 나왔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이 후보는 부끄러움이 뭔지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노무현 후보도 "범죄도 나쁘지만 그것을 은폐하는 짓은 더욱 나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대변인은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 유임에 대해 한나라당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하자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대다수국민과 함께 한나라당의 음험한 기도를 저지할 것"이라며 물리적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병풍 정국'의 재점화를 위해 이 후보의 조기전역 특혜 의혹과 '빌라 게이트'를 제기, 맞불을 놓았다. 정대철 최고위원은 "이 후보는지난 58년 또는 60년사이 공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면서 3개월 먼저 예편하는 특혜가 주어졌다"며 "정확히 파악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갑길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후보의 가회동 빌라 302호는 이 후보의 사돈인 최기선씨 소유이지만 실제론이 후보의 측근 이모씨가 뇌물로 구입한 것이며 202호는 부천 범박동 재개발 비리사건 주범인 기양건설 김병량 회장이 이 후보에게 제공한 것"이라 주장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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