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왜 하필 그 사람을…

23일 발표된 대구시 교육청의 교원 인사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다. 9월1일자 교원 인사는 3월에 비해 대상 인원이나 직위 변경 등의 규모가 작아 교육계의 관심이 적은 게 보통이었지만 올해는 인사 전부터 많은 말들이 오갔다.

가장 큰 관심사는 경북고를 비롯한 일반계 고교 교장에 누가 오느냐는 것. 지난달부터 하마평이 무성했으나 결국 경북고 교장에 경북고출신, 경북대사대부고 교장에 역시 이 학교 출신이라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말았다.

신상철 교육감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인물난'에 대한 고민을 거듭 토로했다. 어느 자리든 가고 싶다는 사람은 많은데 막상 보낼 만한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작년 7월 취임 때부터 해오던 얘기다.

물론 인사권자의 입장에서는 가급적 넉넉한 인력풀에서 누구를 뽑아낼까 고민하는 게 기분좋을 것이다. 인사 때마다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신 교육감의 고민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러나 자칫 전임 교육감을 비롯한 선배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인상을 주기 쉽다는 교육계 안팎의 우려는 경청할 대목이다. 쓸만한 인물이 한두해만에 배출되는 건 아니지만 대구 교육의 수장이 된 지 1년이 넘은 지금에 와서까지 꼭같은 이유를 대는 건 평소 그의 호쾌한 스타일을 기억하는 사람들로선 씁쓸하기까지 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교육계가 인물을 키우지 못했다는 비판에서는장학사-장학관-과장-교육장을 거친 신 교육감 본인도 자유로울 수 없지 않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인사에서 교원들의 실력을 키우고 인물을 만들어가는 교원연수원 연수부장에 전 시교육청 중등과장을 임용한 것은 더더욱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교육청 내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사무실 캐비넷에서 뭉칫돈이 발견돼 구속, 기소됐다 선고유예로 풀려난 그를 하필 연수부장에 시급히 임용한 건 무슨 뜻인가.

김재경(사회2부)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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