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의장 국회운영 첫 시험대

16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지난 6월 취임한 이래 '국회의 공정·중립 운영'을 다짐해온 박관용 의장이 김정길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문제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한나라당이 23일 해임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28일 본회의 보고, 29,30일중 처리일정을 상정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병역비리 수사 방해용이라며 해임안의 보고(상정) 자체를 반대,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한나라당은 박 의장이 취임하면서 당적을 떠나기는 했지만 '친정'측의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있고 민주당은 박 의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만큼 정파간 이해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을 들어 박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의장도 해임안 제출 이후의 선택을 놓고 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박 의장 측근들은 박 의장이 여러차례 단언한 만큼 교섭단체간 합의가 없는 한 의사봉을 잡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구식 공보수석비서관은 23일 "박 의장은 특정 정당이 요구하는 단독국회의 사회를 보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임자인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여야간 극한 대치 상황에서 단독 본회의의 사회를 거부하면서 끝까지 여야 총무간 합의를 종용하면서 국회를 이끌어 온 선례도 박 의장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박 의장으로선 출신 정당인 한나라당의 입장도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어서 해법 마련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전날 측근들이 "박 의장이 단독사회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단독본회의 거부'로 보도되자 본인이 직접 나서 "해임안이 제출되지도 않은 상태이므로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제동을 건 것도 이런 고민의 일단을 보여준다.

최구식 공보수석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의 경우는 고도의 정치적 현안인 만큼 의장이 사전에 입장을 얘기할 경우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많다"고 박 의장의 고충을 대변했다.

민주당측에선 박 의장이 중립운영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총무간 협상을 주문하다가 최종 순간에 '다수결원칙'을 내세워 한나라당 편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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