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비가 그치자 오랜만에 보는 해와 별이 반갑게 느껴진다. 비 때문에 여름방학의 대표적인 체험학습인 별자리 관측도 쉽지 않았을 터.다행히 이달말까지는 대체로 날씨가 맑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별자리 공부에 나서 보자.
대구와 가까운 영천 보현산 천문대를 찾으면 훌륭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3대 천문관측소일 만큼 시설이 잘 돼 있을 뿐 아니라 방문객들이 별도의 허가과정을 거치지 않고도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길=보현산은 영천 화북면에 있다. 영천에서 청송쪽으로 30여km 가다보면 정각삼거리가 나타나고 거기서 약 20여분올라가면 최정상에 천문대가 있다. 보현산 천문대 사이트(www.boao.re.kr)를 참조하면 상세한 길을 알 수 있다. 보현산에서 운영하는 순회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문의 054-330-1000)
◇천문대 둘러보기=보현산 천문대엔 크게 세 가지 볼거리가 있다. 전시관과 태양관측용인 태양망원경, 그리고 천체 관측용인1.8m망원경. 그러나 전시관을 제외하고는 평상시엔 태양망원경과 1.8m망원경을 볼 수가 없다. 매월 첫째 토요일 개인에게 개방하므로 그때를 놓치지 않는 게 좋다. 단체 관람객은 천문대의 허락을 받아서 구경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전시관에는 각종 천체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시내 문방구에서는 구하기 힘든 별자리 판이 있으므로 구입할 만하다. 따로 안내원이 있어 편리하다. 태양망원경은 외부에 노출돼 있으므로 안내 없이도 구경할 수 있다. 하얀 원통형의 태양망원경은 모두 5개의 작은 망원경으로 구성 되어 있다.
이곳에선 태양의 플레어 폭발을 주로 관측하는데, 예를 들어 태양에서 플레어가 폭발하면 2, 3일 후에 지구에서는 오로라가 발생하고, 통신위성이 고장을 일으키거나 무선통신에 장애를 일으킨다. 태양활동을 감시하는 중요한 곳이지만 실제로는 모니터 화면상으로만 볼 수 있다.
태양망원경동에서 200여m 위쪽으로 보현산 천문대의 상징인 1.8m 망원경이 있는 돔이 보인다. 관측하기 1시간 전부터 돔의 문을열어두기 때문에 관측이 있는 날이면 저녁 늦게 망원경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다. 1.8m망원경으로는 10등급 이하의 별은 관측할 수 없어 희미한 별들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망원경으로 천체에 있는 어떤 별이든 볼 수 있다는 상상은 금물.
◇별자리 체험하기=별을 보기 위해서는 천문대 주차장이 좋다. 관측이 있는 날은 일몰 전엔 산을 내려가야 하지만 요즘은 망원경 점검기간이라 밤까지 별자리를 관측하면 된다.
▨사전 학습
관측 전에 사전 학습을 하고 가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항성과 행성의 차이, 별의 생성과 소멸, 성단과 성운의 차이, 별과 관련한 용어 등이다. 별자리는 방향을 찾거나 달력을 만들 때 이용하고 계절을 알 수 있다는 동기 유발을 해 주면 좋다. 여름철에 볼 수 있는 별자리를 미리 알아둘 필요도 있다.
◇준비물=별자리판, 손전등, 붉은 색 셀로판지, 긴 팔 옷, 돗자리, 망원경 등
◇별자리 여행=어두워지기 전에 방위를 익혀두자. 해가 지는 방향을 안다면 어렵지 않게 동서남북을 찾을 수 있다. 저녁 무렵 하늘 중심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봄철의 별자리가 있고, 동쪽에는 여름철의 별자리가 있다.
해가 지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북서쪽 하늘 높은 곳에 익숙한 별무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관측은 전체적으로 보고 난 뒤 세부적으로 봐야 한다. 별의 밝기, 별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국자 모양을 한 일곱개의 별 '북두칠성'을 찾는 일에서부터 쉽게 여름철 별자리 여행을 할 수 있다. 북두칠성을 찾았다면 북극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 하늘의 길잡이 별은 바로 머리 위에 빛나는 거문고 자리의 직녀성이다. 짝이 되는 견우성은 은하수 건너 반대편에 있다.
직녀성 동쪽에 직녀성만큼 밝은 별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백조자리 알파별인 데네브이다. 이 세 별을 이으면 밤하늘에 큰 삼각형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여름밤의 대 삼각형이라고 부른다.
별자리판을 들고 밤하늘을 보면서 직녀성과 견우성에 얽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이밖에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들을미리 찾아두었다가 읽어주면 좋다. 생일별로 별자리를 알아보는 것도 관측의 재미를 더해준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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