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재교육 이야기-창의성 개발

영재를 정의할 때 일반적으로 '어느 한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사람, 즉 창조적인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결과 중심의 외현적 해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교 교육에서는 '어느 한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거나 보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내재적인 측면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영재교육이라는 용어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들의 잠재적 능력을 계발시켜 주는 교육으로 이해되고 사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영재성이 있는 개인의 잠재적 능력을 발현시키는데 초점을 둔다면 습관적인 방식이 아닌 새롭고독창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고 활동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력을 계발해야 한다. 창의력이란 무(無)에서 유(有)를 이루는 기적과 같은 것이 아니라, 학생이 이미 학습한 지식이나 축적된 경험을 재구성하고 재결합해 새롭고 유용한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창의력을 논할 때 간과해서는 안될 요인의 하나가 기존 정보, 즉 과거의 경험과 지식이다.인간의 행동에 있어 새로운 접근이나 아이디어들은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들이 새롭게 결합하여 얻어진다. 창의성 발현을위해서도 과거의 경험이나 기존의 지식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창의성을 개발, 육성하려는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이미 알고있는 지식 내용들을 활용, 재구성해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원리를 개발하고 또 제시되는 학습 경험들 속에서 새로운 결과들을 만들어 내도록 학생들을 도와야 한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다른 학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수학은 기초적인 학습 내용을 토대로 하여 그 위에 새로운 학습을 덧붙여 발전되고 통합된 새로운 내용을 형성해 가도록 되어있다. 또 수학적 창의성의 산실은 수학적 개념과 원리·법칙에 있다고 볼 때, 이들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수학적 창의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근거한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의 지도가 충실히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의 사고 수준을 고려해 구성한 교육과정의 기초·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학습을 소홀히 한 채 상급 학년의 내용을 조기에 도입하는 속진학습은 지식의 전수에 초점을 둔 교사 중심의 학습으로 인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는 물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수학을 기피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속진학습을 무시하자는 건 아니다. 문제는 속진학습에 적절한 학습 프로그램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기 학년 뿐만 아니라 좀 더 고차적인 사고력이 요구되는 심화학습 문제까지 이수한 뒤에도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프로그램을 요구한다면 상급 학년 수준의 속진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학습 프로그램은 교사나 부모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학생을 서점이나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본인이 직접 상급 학년 수준의 각종 서적을 분석·비교하여 스스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내용의 학습 자료를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학습의 주체는 학생이지 교사나 부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승인(대구교대 영재교육원 수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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