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타이시의 투자유치책=옌타이시에서는 법원 판사, 세무국 직원 등 모든 공무원들에게 외자유치 목표액이 주어지고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을 정도로 외자유치 열이 높다.
옌타이시의 경제관련 공무원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고압적 자세의 관료들이 아니라 그야말로 경제논리로 무장한 '젠틀맨' 그 자체다. 양복차림을 몹시도 싫어하는 그들이 한 여름 섭씨 40도의 폭염 속에서도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외국의 기업인들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에서 중국의 실리추구를 엿볼 수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담당하는 곳은 시정부가 비준하고 출자, 지원하는 옌타이시 투자촉진국(86-535-6288947). 이곳에는 아시아1부(한국.일본)와 아시아2부(홍콩.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 구주부(유럽.미국), 종합부(업무지원) 등을 두고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옌타이시대외무역경제합작국 산하기관으로 외국인의 투자항목 개발과 대외홍보, 투자정책설명회, 창업절차 상담, 사업성공을 위한 컨설턴트, 관련법 무료자문 등의 서비스를 담당한다.
외국기업의 투자건에 대해 옌타이 시대외무역경제합작국은 산하 시.구청은 물론이고 공단에도 전문위원을 파견, 제반 업무수속을 대행하고 있으며 회계.변호사 등 중개인을 연결, 국제관례에 따라 투자자가 권익을 보호받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2000년 6월 설립 이후 1천여명의 외국인을 접촉, 30여 건의 외국투자프로젝트(3억달러)를 수주했다.
일선 시와 구청도 투자촉진국 등 특별기구 형식의 외국기업 투자유치팀을 두고 통역에서부터 창업계획수립, 공장설립, 인력채용, 영업전략수립 및 영업망확대, 내수 및 수출 업무를 자문하거나 대행하고 있다. 심지어 자녀교육 문제까지 컨설팅한다. 그야말로 '토털 원스톱'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 후에는 시정부 관리들이 정기적으로 회사를 방문하는가 하면 입주회사 대표들을 초청, 경영애로사항을 듣고 정부차원에서 해결에 나서기도 한다. 투자업체들이 성공해야만 신규 투자업체가 늘어난다는 생각에서다.
국가급 관광단지를 두고 있는 봉래시는 단체 및 법인, 개인이 외국자본을 유치할 경우 50만~500만달러는 도입자금의 5%, 500만~1천만달러는 7%, 1천만달러 이상은 1%를 인센티브로 주는 '외자유치' 장려책을 쓰고 있다. 또 외국에서 유치한 무상자금을 공동이익에 사용할 경우엔 10만달러 이하는 0.5%, 10만~15만달러는 1%, 50만달러는 1.5%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특히 시와 구청에서는 한국기업 유치를 위해 중국동포를 특채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고임금을 제시하며 한국인까지 채용하고 있다. 이같이 외자유치 장려책을 쓴 결과 지금까지 옌타이시에 출자한 외국기업은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5천여개에 달하고 이중 세계 500대 기업에 드는 업체만도 40개나 된다.
▨옌타이의 투자여건=옌타이는 중국이 1984년 첫번째 지정한 15개 대외개방도시중 하나로 GDP 기준으로 18위, 투자환경 기준으로 40위로 평가받고 있는 도시. 2001년 대외수출입 규모가 34억달러(수출 21억6천달러)이며 외자도입 프로젝트 6천여개에 외자계약액은 88억6천 달러, 투자가 이뤄진 외자규모만도 53억달러에 달한다.
한국기업들은 1994년부터 진출하기 시작해 현재는 의류.전자.해운업을 중심으로 1천300여개 업체가 등록돼 있고 이중 500여개는 활발한 조업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의 옌타이 투자금액은 12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차츰 사라지면서 대구권 기업들에게 최근 들어 옌타이시가 투자 관심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 4회(왕복) 직항로가 개설된데다 풍부한 노동력과 함께 기업활동 여건이 제격이기 때문. 해운.철도.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물류비용 절감에는 효자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중국 어느 도시보다도 인건비가 싸다는 것. 이미 90년대 중반 한국기업이 대거 진출한 칭다오의 경우 숙련공 증가와 한국적 기업 노사문화 정착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 기업하기가 어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 기업의 임금은 현장근로자의 경우 500~600위안, 대졸사원 1천~1천500위안, 간부사원 2천500위안 정도이며 여기에다 국민연금.의료보험.실업보험 등을 감안, 50~80%를 더하면 넉넉하다.
대신 회사는 통근버스나 구내식당, 기숙사 등 사원 복지시설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단 식대와 출퇴근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면 된다. 또한 회사별로 '공회'로 불리는 노조가 6개월 후면 공식 결성되지만 회사발전에 적극 협조하는 자치적 활동단체라는 게 옌타이 코넥스전자 송충규 사장의 말이다.
옌타이시정부와 산하 시.구청은 항만.도로.철도.통신.상하수도 등 산업기반시설과 문화.교육.위생 등 도시기반시설을 발빠르게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저마다 수출공단을 조성, 운영하면서 외국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설립 후 5년간 면제하고 그후 3년간은 50% 감면해 주는 등 특전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한국기업이 공장설립을 위한 토지 매입 때는 시정부가 적정선에서 할인혜택도 줄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 공단은 시와 구정부가 조성한 후 분양하거나 사업주의 의견을 바탕으로 맞춤식 건물을 지어주기도 한다.
특히 외국기업 전용공단인 중국 17개 수출가공구중 유일하게 항구를 끼고 있는 '옌타이수출가공구'는 수출.입 여건이 그만이다. 구내에 세관.세무국.출입국사무국.은행.외환관리국 등을 두고 입주업체 지원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내 세관으로 24시간 화물통관이 가능하며 수입품에 대해 세관세.부가세.소비세를 전면 면제하고 원부자재.부품.포장재 등에 대해서는 보세를 원칙으로 한다.
지방소득세를 감면, 기업소득세율을 15%만 적용하고 10년 이상된 외자기업은 이윤 발생연도부터 1~2년차의 소득세를 면제하고 3~5년차는 50%를 감면해 준다.
또 업체에 공급된 중국산 기계.설비.원부자재.부품.기초건설자재 등은 수출로 인정돼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는 경기도와 부산 등지의 한국업체를 포함 50개 외자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얼마든지 추가 입주가 가능하다. 공단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구역을 넓힌다는 방침 때문이다.
옌타이시청 소재지인 내산구(萊山區)의 국가지정 '하이테크 산업개발구'도 철도역과 공항.부두.세관.수출입국관리사무소.국세청 등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긴 마찬가지다.
한국기업인 100여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 해변 '대산타운'의 집값은 한국돈으로 평당 150만원대 이지만 집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구청은 한국기업 주재원들을 위한 한국타운 조성을 추진중이다.
'모평구(牟平區)경제개발구'에서는 500만달러 이하를 투자, 법인을 설립하는 한국기업에 대해서는 3일내, 그 이상 금액의 경우는 5일이내 허가증발급이라는 초고속 행정처리를 약속하고 있다. 물론 토지구입과 건물신축, 인력채용에서부터 세무국.세관.상품검역국.외환관리국 등 관련 기관과의 교섭도 적극 지원한다.
"왜 중국은 한국기업 유치에 그렇게 목숨을 거느냐"는 물음에 옌타이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 리우즈보(劉治波.39) 부국장은 "새로운 세계인은 새로운 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되물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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