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 산하전-(8)가야산 홍류동 계곡

비에 젖은 8월 한중간

가야산 들머리 홍류동 계곡은

야단법석이다.

홍수 폭포 바다…

무량한 법문

화엄의 물결

농산정(籠山亭)에 선

나그네도

취했다.

최치원의 싯귀처럼

세상사 시비가 듣기 싫은

온 산의 부르짖음인가….

이렇게 술렁이는 여름에도

휘어진 적송 가지에

서성대는 가을

홍류(紅流)가

노을처럼 타오르는

그때는

그리움은 물이 되고

기다림은 산이 되고

계곡에 남는 건

갓과 신만 남긴채

신선이 된

최치원의 전설

그리고 산과 물

이전의

공(空).

그림 : 토민 전진원

글 :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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