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어바웃 어 보이','패밀리'

쓸쓸한 늦여름, 선량한 눈웃음의 로맨틱 코미디 전문배우 휴 그랜트와 참으로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조폭영화가 23일 극장가에 컴백했다. '쿨'한 독신남이 아이를 키우면서 철이 들어가는 '어바웃 어 보이'와 조폭 울리는 '나가요 언니'들이 나오는 '패밀리'.

▨'어바웃 어 보이'

윌(휴 그랜트 분)은 아버지가 작곡했던 히트곡의 인세수입으로 살아가는 38세의 백수. 그러나 "결혼하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완고한 '여성관'을 가진 괴팍한 독신이다. 일방적인 결별선언에 되돌아오는 여성들의 저주와 욕설이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윌. 드디어 요령을 찾았다. 화끈하게 즐길 수 있고, 헤어질 땐 부담없는 독신부모를 꼬셔라!

그런 윌이 드디어 임자를 만났으니, 우울증에 걸린 이혼녀인 엄마 피오나(토니 콜레트 분)가 항상 걱정스러운 열두살의 마커스. 왕따 마커스는 엄마친구에 접근하는 윌에게 아버지같은 감정을 느끼고, 마커스를 귀찮게 여기던 윌도 '멋진 남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며 철이 들어간다.

영화는 아이같은 어른과 어른같은 아이가 나이를 넘어 서로 마음을 나누는 가슴 따뜻한 '홈 드라마'의 공식에 충실하다. 부쩍 늘어진 눈가의 주름살로 망가져 보이는 휴 그랜트, 그러나 100만불짜리 눈웃음은 여전하다.

▨ '패밀리'

조폭영화, 참 끈질기다. 그 끈질긴 생명력은 마침내 "이러다 조폭영화 중흥기를 맞는 거 아냐"란 기찬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달변의 애드립으로 똘똘 뭉친 철지난 조폭영화, '패밀리'가 그렇다.

목포 출신의 조폭 두목 차성준(윤다훈 분)과 차성대(김민종 분) 형제는 인천을 접수하기 위해 '상륙'한다. 동네 조폭들을 물리친 이들은 마침내 인천을 평정하지만, 예상치 못한 저항을 받는다. 조폭조차 우습게 보는 오 마담(황신혜 분)과 호스티스 초희(황인영 분)는 막가파식으로 성준 형제를 무릎 꿇린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이라면 "이건 러브야, L.O.B.E" "내 사랑은 당신 하나뿐, 원리 유(Onely You)" 등 윤다훈의 재치있는 애드립만 기억날 것 같다. 시트콤 식 애드리브가 영화에서도 통할까. 쉴새없는 욕설도 지난 4발가락을 보는 것 같아 몸서리쳐진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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