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27명)이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놓고 방황하고 있다. 중앙당에서 친노, 반노, 중도로 패가 갈리고, 제3신당 논의, '정몽준 대망론'에 이어 '신장개업론'까지 등장하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느 줄'에 서야할 지를 놓고 목하 고민 중인 것이다.
이들의 고민은 자신들의 입지가 확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라도 달고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2004년까지 자리가 보장돼 있지만 자신들은 언제 지구당위원장을 빼앗길 지 모르는 불안한 신분이다.
그러니 정치적 소신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은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유력자에게 줄을 서거나 눈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구의 한 지구당위원장은 "원외 위원장들의 정치적 성향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유력 인사들이 줄을 세우는데 안 갈 수도 없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현상은 각기 성향이 다른 모임에 '겹치기 출연'하는 위원장이 다수 눈에 띄는 데서도 알 수가 있다.
이달 들어 7일 경주에서 친노적 중도파인 김태랑 최고위원 주재 모임을 시작으로, 19일 분명한 반노 노선을 선언한 김중권 전 대표 초청 지구당위원장 간담회, 그리고 25일 비노 쪽에 가까운 한광옥 전 대표의 계룡산 산행 등의 모임이 있었다. 이 세 차례의 모임에는 계보 소속 위원장들이 참석했으나 중복 참석자도 적지 않았다.
이같은 이 지역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의 고뇌는 중앙당의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끝나는 추석 전후까지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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