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숙직제 없애 텅비는 학교 한밤중엔 '범죄표적'

농촌지역 학교·교육청 등 관공서가 숙직제 폐지와 무인경비 제도 도입으로 근무여건이 바뀌면서 야간범죄의 사각지대로 등장하고 있다.

경북도내 농촌지역의 대부분 학교는 IMF후 구조조정의 하나로 기능직 직원을 크게 줄이면서 숙직제도를 폐지,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경비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방과후인 오후6시부터 다음날 오전까지는 학교가 텅비거나 경비업체에서 파견된 용역경비원 1명만이 학교를 지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게다가 상당수 농촌 학교는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 특히 야간범죄에 노출돼 불량배나 절도범들이 컴퓨터·금품 등을 훔치려 교내에 침입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새벽 여모(22)씨 등 5명이 성주중 교무실에 창문을 통해 침입, 교직원 책상서랍을 뒤지다 경보음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경비원 이해일(62)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들은 지난 6월6일 새벽1시쯤에도 성주교육청에 들어가 컴퓨터1대를 훔쳐 50만원을 받고 처분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금품이 털리는 외에도 교내의 정원수나 그네 등 기물을 파손당하는 일이 많지만 말썽 등을 우려,신고치 않는 일도 많다는 것.

경찰은 농촌지역의 경우 무인경비 시스템이 작동해도 경비업체 직원들이 도착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범죄예방 효과는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성주교육청 관계자는 "숙직제도 폐지뒤 야간에 학교 시설물 등을 대부분 무인경비시스템에 의존하는데 예산 등 이유로 2명의 숙직자를 둘 형편은 안된다"고 말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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