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의 '바른말 고운말', MBC TV의 '우리말 나들이'가 요즘 들어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둘 다 1∼2분 정도의 짧은 프로그램으로, 짤막한 극 속에서 나누는 대화 중 틀린 말을 집어내어 설명하고 바로잡는다.
과거 KBS 라디오에서는 한글학자의 '바른말 고운말'이 아침 황금시간대에 방송되어 청취자들의 언어생활에 좋은 영향을 주었는데, 이후 오래도록 공중파방송에 이렇다 할 바른말 알리기 프로그램이 없었다가 최근 1, 2년 사이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방송되는 이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자리잡아가고 있어 반갑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향한 절실한 바람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오늘날 넘쳐나는'통신언어'의 변칙과 일탈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일, 곧, 네티즌들의 언어순화를 위한 캠페인을 곁들였으면 하는 것이다.
정보전달이 광속도로 움직이는 오늘날 전통의 언어규범을 무시하고 음운축약과 문법파괴, 약물(略物)사용을 자유자재로 하는 통신언어가 생겨나 활개를 치고 있으며,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e메일과 휴대폰 메시지를 이걸로 주고받게 되면서 종래의 규범언어를 크게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말 고운말 캠페인은 규범언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통신언어에 대한 경각심 없이는 한낱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
둘째, TV방송 스스로 외국어와 외국어를 섞은 신조어의 오·남용을 지양하고 바람직한 우리 고유의 표현을 제시하였으면 한다.
이러한 외국어의 남용은 프로그램 제목에서부터 보이는데, '모닝 와이드''뉴스 퍼레이드''미니 시리즈''포토 에세이''피플 세상 속으로''사랑의 리퀘스트''쇼! 파워비디오''인사이드 에디션'등 이미 귀에 익숙해져버려 제작자들도 뭐가 잘못되었는지 깨닫지 못하게 된 것들이다.
TV방송은 말을 사용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일반인의 언어생활을 이끌어 가는 중대한 사명을 띠고 있다. 방송인들은 어법에맞고 알기 쉬운 표현으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것 외에 시청자가 올바른 언어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 주기를 부탁 드린다.
미디어모니터회 최영자 sage1@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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