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동호회 '연극사랑…'-'끼'의 관객들 '무대로의 외도'

"관객이 만드는 연극은 어떨까?, 아마추어 입장에서 연극을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연극이 좋아 관객으로모인 동호인들이 '일'을 냈다.

인터넷 연극 동호회 '연극사랑 사람사랑 대구모임'(대표 김은환)이 31일 수성구 열린공간 Q(옛 수성극장)에서 연극 '아비'(연출 정혜진)를 공연한다.

'연극사랑…'은 지난 2000년 인터넷 다음카페에서 결성된 온라인 연극 동호회. 대구시민들이 모인 '연극사랑…'은 회원수만 9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다. 연극배우인 대표 김은환씨를 제외하면 회원 대부분이 주부, 대학생, 회사원, 약사, 철도 기관사, 무대의상 담당자 등 '전공'도 다양하다.

회원들의 첫 신고작품은 '아비'. 작품을 만든 이들은 동호회 산하 소모임 '객끼'. '관객의 연극만들기'를지향하는 객끼는 지난 4월 결성, 오는 10월 전국김천가족연극제에 출품작으로 '아비'를 준비했다. 관객의 '객'과 재주, 재능의 '끼'를 의미하는 소모임 '객끼'는 제목에서부터 아마추어 색이 완연하다. 하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은 프로 못지않다.

연극 '아비'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그를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을 통해 물질만능과 이기주의적 성향을 지닌 현대인의 단면을 꼬집고 있다.평생 모은 전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겠다는 아버지.

자식들은 아버지의 결심을 돌이키려 어머니를 충동하고 이혼소송에까지 이른다.자식들은 아버지의 임종 직전에 유언을 정정하게 하려고 아버지 앞에 녹음기까지 들이댄다.

연출을 맡은 정혜진씨는 "대구지역 연극사랑에 한 몫을 한다고 자부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외도를 하게됐다"며 "이번 공연이 대구지역연극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공연 오후 4시, 7시. 053)742-7356.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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