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 문예연감'추려보기-(2) 연극-아동극 '희'·뮤지컬 '비'

"기성극·뮤지컬·악극 흐림, 아동극 맑음".

2001년 국내 연극계는 전년에 비해 전체 공연수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아동극 공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간행된 '문예연감 2002'에 따르면 2001년 전체 공연수는 전년에 비해 100여건 줄어든 1천702건이었으나,아동극은 326건에서 428건으로 증가했다. 연감은 이를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하면서, 그 원인을 "개방된 사회발전과 시민역량이 끼친 영향, 그리고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제'의 결과"로 분석했다.

대구의 극단 예전 김태석 대표는 "아이들의 정서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등에 설치된문화공간을 통한 아동극의 수요가 늘어났다"며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연극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성인극에 비해, 아동극은 고정된 극단 운영비와 배우 개런티를 뽑을 수 있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높은 현실적인 이유도 아동극 활성화의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마임·퍼포먼스 공연은 127건으로 전년에 비해 늘었는데, 연감은 이와 관련 지난 해 처음으로 열린 '제1회 대구거리마임축제' 영향으로 해석했다. 마임·퍼포먼스는 '춘천국제마임축제'가 연례적으로 벌어지는 강원이 50편, 대구지역이 32편으로 서울(21편)보다 많았다.

그러나 뮤지컬·악극은 전체적인 뮤지컬 시장의 급팽창 속에서도 작품 수는 2000년 182건에서 111건으로 줄어 제작비용의 증가와 새 작품 창조 역량의 부족 탓으로 원인이 분석됐다.또한 외국 극단의 국내 공연수가 130건에서 85건으로 대폭 준 것과 관련 연감은 "한국연극협회를 비롯한 연극행정기관의 잘못된 행정과 기획 탓"이라고 지적했다.

연극분야 총론을 쓴 평론가 한상철씨는 "창작편수와 공연편수 등 외형적 측면에서는 팽창했지만, 내용면에서질적 충실도와 예술적 완성도는 아무런 발전도 없었다"며 "전세계적 우수 창작희곡의 빈곤현상과한국 연극계의 고질적 아마추어리즘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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