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과학이 어려운가

강변에 위치한 아파트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말하기를 '강이 먼지를 빨아들여 다른 곳보다도 먼지가 적다'고 하였는데, 함께 사는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는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러한설명이 과학적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강물과 흙이 열을 흡수하여 더워지는 정도가 다르니 온도의 변화에 따라 바람이생겨 먼지를 밀어내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직접적으로 먼지를 빨아들인다는 설명은 아무래도 무리가 뒤따른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해볼 때에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 설명하지 않으면 해석하기어려운 것들이 많다.

우리 생활 모두가 과학의 밑받침으로 이루어졌고 또한 과학을 무시하고는 제대로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과학이란 말만 들어도 어렵다는 생각에 두 손을 내젓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과학 속에서 이루어지고있는데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것이라고 무시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과학은 느낌이나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과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기에, '과학적'이란 말 속에는 '이지적' 또는 '이성적'이라는뜻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느낌에 따라 움직이는 요즈음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과학은 그리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더 나아가 문학이나 예술은 당연히 교양이 되지만, 과학은 교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느낌에 따라 살아가는 생활 태도는 다분히 감각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또는 어느 만큼 필요하고 중요하냐를 생각하는 것보다도 얼마의 가격인가에 얽매이고 더 나아가 남 보기에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우냐를 우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성적 판단에 앞서 가격의 다소만 감각적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생활이라 말하기 어렵다. 이제 우리 생활도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인 면을 살펴보면서 이지적, 이성적 더 나아가 과학적으로 바꾸어 나가자.

이재열(경북대 교수.미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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