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11 테러1년-(1)WTC붕괴현장

미증유의 9.11 항공기 테러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조직의 배후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아프간 전쟁을 통해 축출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 이어 대(對) 이라크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9.11테러 1주년을 맞아 미국의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와 소용돌이에 빠진 세계 정세를 진단한다.

편집자

미국 뉴욕 로우 맨해튼지역에 우뚝 솟았던 110층짜리 쌍둥이 건물 세계무역센터(WTC) 붕괴현장은 1년이 지난 지금 잔해들이 말끔히 제거된 가운데 공사 차량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붕괴후 수개월간 연기를 계속 피워 올릴 정도로 혹독했던 파괴의 현장은 뭔가를 두드리고 자르고 땅에 박는 소음이 요란하다.

9.11 당시 붕괴를 모면한 대부분의 건물들은 안전 조치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남쪽편 길건너 도이체방크 건물은 아직도 건물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굳게 문을 닫고 있다.

WTC 부지 관리 책임자인 피터 리날디는 27일 "안전에 우려가 있었던 두 건물 가운데 센추리 21 백화점 건물은 그동안의 안전조치로 문제가 완전 해결됐으나 도이체방크 건물의 운명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돌진하는 피랍 여객기가 아니라 발파 전문업체에 의해 무너지게 될지도 모른다.

근처 상점들과 거리들도 말끔히 재단장해 1년전 참상의 흔적을 완전히 털어냈다. 하지만 WTC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첼시 진'이라는 옷가게는 9.11 당시 잿더미에 덮였던 옷들과 WTC가 붕괴되면서 날아온 입주 금융사들의 영수증과 장부 조각 등을 보존하고 있다.

그라운드 제로 동쪽편 길건너 트리니티 성당에 딸린 조그만 묘지 울타리에는 비탄과 애도, 각오의 편린들이 남아있다. 희생자의 유가족과 친구, 친지들이 티셔츠나 깃발, 모자 등에 써놓은 절절한 글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WTC 붕괴현장에서는 시멘트로 다져진 바닥과 지하철 등 교통시설 연결을 위한 철구조물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미국 전역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런 몇가지 모습들을 빼면 뉴욕은 빠르게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몇 블록 건너 월 스트리트는 증권 거래인들의 움직임으로 부산하고 근처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들도 예전의 인기를 회복해 일부 극장의 입장권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WTC 부지는 내년 봄까지 최종 청사진이 확정돼 추모시설과 상업, 문화 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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