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일 頂上의 만남

남북 당국간 회담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미국의 대통령 특사 방북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총리가 내달 중순 북한을 방문한다.

이는 한반도 냉전구조의 틀을 구성하는 남북관계와 북·미, 북·일관계가 동시에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다.북한이 한-미-일 3국과 동시에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는 것은 이미 북측 지도부, 특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일련의 구상을 마무리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한-미-일 3국과 동시다발적으로 관계개선을 추구하면서 상대방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30일 끝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남측으로부터 쌀과 비료 지원을 얻어내는 등 알뜰하게 자기 몫을 챙기는 대신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사업의 일정, 개성공단건설, 임진강 수해방지 문제 등 남측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는 사실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열린 북·일간적십자회담과 외무성 국장급 회담을 통해 지난 10년간 북겴?관계 개선을 가로막았던 일본인납치 의혹이나 요도호 관련자 송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과 자진 귀환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해소시키면서 한편으로 북·일 정상회담이라는괄목할만한 결과를 거뒀다.

김 위원장은 또 8월20일부터 나흘간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에서 최대 현안이었던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북·러관계를 정치·군사적 유대를 넘어 경제 분야로 확대시겼고 돈독해진 러시아와의 관계를 배경으로 삼아 한·미·일 관계에서운신의 폭을 넓혔다.

한편 미국은 여전히 핵 사찰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는 형국이지만 존 볼턴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29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이 문제로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신속한 대북 접근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따라서 북·미관계역시 당장 예단키는 어렵지만 북한이 늘 강조해 온 양국간 적대관계 해소와 한반도 전쟁상태 종식 방향으로 서서히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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