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루사'에 따른 피해를 놓고 자연재해 만이 '인재'도 적지않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태풍의 위력이 아무리 컸더라도 사전에 적절한 조치만 취했더라면 인명과 재산피해를 충분히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침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김천시 용암동의 저지대 주민들은 "직지천과 감천천이 합류하는 지점 인근에 빼곡이 들어선 수십개의 교량 교각이 물흐름을 막아 피해가 커졌다"며 "지난해부터 수차례 대책마련을 호소했지만 결국 묵살된 결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지.감천천의 합류지점 하류에 100~200m 간격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제2김천교 다리가 있고 고속철도공단의 고속철도교량도 세워져 지름 1.5~2m의 교각이 무려 48개나 설치되어 있는 것.
게다가 김천교와 경부선 철교까지 있어 이 곳 일대의 강은 '교각 제방'때문에 큰 비가 오면 하천의 역류 피해를 입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용암동 번영회 김승부(64) 회장은 "저지대 주민들이 고속철도공단측에 수해 대책을 바라는 호소문을 제출했으나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며 "가뜩이나 하폭이 좁아 병목현상을 빚는데다 교각마저 촘촘이 들어서 빗물이 역류했다"고 주장했다.
또 청도 운문면 신원리 주민들은 인근 소하천을 가로지르는 신원교를 설치하며 만든 임시가교가 물흐름을 막아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소하천이 넘치면서 제방 수십m가 무너져 농지는 물론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며 "임시통행을 위해 만든 가교의교각 방향이 물흐름과 어긋나게 설계돼 물받이 역할을 하면서 제방이 무너지는 원인이 됐다"고 했다.
한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영양 입암면 삼산.방전리의 이재민 150여명은 임하댐이 방류량을 제때 늘리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원망하고 있다.
반변천과 화매천 최하류에 위치한 이들 마을은 임하댐의 만수위 기준유역에 가까이 위치한 곳. 주민들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며 수차례 댐사무소에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며 "하류지역의 홍수피해가 우려된다며 초당 600t의 방류량을 고집해 결국 반변천 물이 역류했고,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임하댐관리단은 지난달 31일 밤 12시까지 초당 600t의 방류량을 고수하다 댐 범람위기에 놓이자 낙동강홍수통제소와 협의,초당 2천100t으로 늘렸다.
주민들은 "임하댐이 방류량을 2천100t으로 늘린 뒤 마을을 덮었던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며 "2시간만 앞당겨 방류량을 늘렸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만큼 응급복구가 끝나는대로 공식적으로 피해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하댐관리단측은 "주민들의 방류량 증가 요구를 받았으나 하류지역 홍수피해가 우려돼 협의과정에서 늦어졌다"며"하지만 역류에 의한 침수피해라는 주민들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강석옥.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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