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라'이후 최대 위력-한반도 내습 '루사'

제15호 태풍 '루사(RUSA)'는 그동안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가운데 지난 59년 '사라(SARAH)'이후 43년만에 가장 위력이 큰 태풍으로 평가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루사'는 태풍의 위력을 측정할 수 있는 주요 수치인 최저기압이 '사라'이후 가장 강력했다는 것.

루사는 전남 여수에서 측정된 최저기압이 970hPa로 '사라'의 952hPa에는 못 미쳤으나 육지에 상륙한 후에는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태풍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리 육지 상륙 후에도 위력이 별로 떨어지지 않는 특이한 형태를 보였다.

특히 '루사'는 지난 31일 하루동안 강릉지역에 871㎜에 달하는 집중호우를 뿌려 지난 81년 9월 장흥에 547.4㎜의 비를 뿌린 태풍 '아그네스'의 1일 최대 강수량 기록을 21년만에 갈아치웠다. 또 1시간 강수량도 80㎜에 달해 강릉지방의 역대 기록이었던 지난 87년 7월16일의 60㎜를 경신했다.

이번 폭우는 강릉지방 연평균 강수량(1천401.9㎜)의 62%가 하루만에 내린 것이며 또 비가 많이 내리는 8월 강릉지역 평년값(288.2㎜)의 3.3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대관령에서도 31일 1시간동안 67.5㎜의 비가 쏟아졌다.

풍속은 제주 고산지방의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6.7m로 지난 2000년 8월31일 흑산도에서 초속 58.3m를 기록한 태풍 '프라피룬'에 이어 두번째다.

초속 50m가 넘으면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날아가고 철제 송전탑이나 강판이 휘는 엄청난 위력을 보인다.

이처럼 '루사'의 힘이 강해진 것은 우리나라 남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많은 수증기를 공급 받았고 한반도 동서에 놓여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로 기압골을 타고 흐르는 상층의 편서풍이 이례적으로 약했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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