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급류에 휘말려 하수구로 떠내려가던 어린이를 구했다.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관통하던 지난 31일 오후 2시 10분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청소년수련관 앞 야산 개울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하던 김한열(13)군이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휘말렸다.
김군은 순식간에 개울과 연결된 지름 80cm 하수구로 휩쓸려 들어갔고 순간 종적을 감춰 버렸다.
놀란 김군의 친구들이 급히 경찰, 119 등에 연락, 구조대원들이 출동했으나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간 김군의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구조대원들이 맨홀 속으로 밧줄을 넣어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살려달라'는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성경찰서 황금1동파출소 김만원(41) 경사가 선뜻 허리에 밧줄 하나만 달랑 맨채 맨홀을 통해 급류가 흐르는 지하 하수구로 들어갔다.
맨홀 속 수로에 몸을 뉘여 몸이 꽉낀 채 들어가는 순간 어렴풋이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고, 김군임을 확인한 김 경사는 재빨리 밧줄을 밀어넣었다.
밧줄이 10여m 정도 들어간 지점에서 뭔가 밧줄에 걸린 느낌을 받았고 한참을 끌어당긴 끝에 김군의 모습이 나타났다. 극적인 구조의 순간이었다.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던 김군이 하수구 50m 정도 지점에서 뭔가에 걸려 있었던 것.김군은 급히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았으나 이마를 6바늘 꿰맨 것 외에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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