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치료는 간단하고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면서 각 장기의 고유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시경 치료법이 좋은 예가 된다. 개복 수술에만 의존하던 각종 질병들이 최근에는 내시경 치료법에 의해 효과를 보고 있다. 내시경 치료법은 간단하면서도 효과면에서 개복수술과 별반 차이가 없다.
내시경 시술 치료분야는 식도나 위에 있는 이물질 제거, 협착된 부위 확장 및 스텐트(쓸개즙이 빠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 삽입술, 정맥류 출혈과 소화성 궤양 출혈 치료, 경피적내시경위조루술, 담도 결석 제거술 및 담도 배액술, 용종(폴립.점막에서 돌출한 것) 제거술과 점막박리 생검술(조직검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가 소화기관에 생긴 암의 전구 병소(암이 되기전의 병변)로 알려진 용종과 초기 암 제거 시술.대장암의 95% 이상은 선종성 용종이 커서 암으로 바뀐다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 인정돼 있다. 따라서 대장암의 전구병소인 선종성 용종을 없애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내시경 시술 후 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출혈이 0.4~2.7%, 천공이 0.1%로 알려져 있지만 영남대의료원이 1999년 한해 동안 1천305개의 대장 용종을 외래에서 용종절제술을 시행한 결과, 1례에서만 출혈이 있었고 천공은 없었다.
천공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최근에는 천공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용종을 제거한 자리를 클립으로 집어서 천공을 예방하는 시술을 하고 있다.
가족 중 대장암이나 대장용종이 있다고 진단받은 사람이 있거나, 유전성 용종증이 있는 경우, 대장암을 수술한 경우 등은 대장암의 위험요소가 높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경 검사를 해서 용종이 발견되면 모두 제거해 주어야 한다.위암은 대장암 발생 기전과는 조금 다르다. 위암 중 일부에서만 위에 생긴 선종성 용종에서 암이 발생한다.
최근 내시경 기기가 발전하고 또 점막 박리 생검법이라는 내시경적 시술방법이 개발되면서 이 시술법을 이용하여 조기에 위암과 대장암을 제거하는 시술에 대해 관심이 높다.
위암이나 대장암은 처음에 내시경으로 볼 수 있는 부위인 점막에 암세포가 생기고 이 후 암 세포가 많아지면 수평방향인 점막으로도 퍼지고 또 수직방향인 아래쪽 벽으로 퍼진다. 수직 방향인 아래 쪽 벽으로 퍼지는 단계에 있어서 어느 단계를 지나면 주위 림프절로 암세포가 전이를 일으키고 더 진행되면 간 등과 같은 장기를 거쳐 전신으로 암 세포가 퍼진다.
위암이나 대장암 치료는 위벽이나 대장벽에 있는 암 조직을 모두 제거해야 하고 주위 림프절로 암세포가 전이된 경우 림프절도 모두 없애야 한다. 하지만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퍼지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위벽이나 대장벽에 있는 암조직만 제거해도 암 치료는 수술한 것과 같다.
이렇게 치료하면 위나 장을 잘라내지 않기 때문에 위나 장 기능이 그대로 남아 있고 또 수술로 인한 위험성과 수술 후에 생기는 합병증 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이와 함께 위나 장의 점막만을 박리해서 제거하는 시술법인 점막박리 생검술이 개발돼 조기 위암과 대장암의 치료법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영남대의료원에서 지난 89년부터 99년까지 내시경적으로 치료한 47명의 조기 위암 치료 결과를 보면 완전히 암세포가 절제되고 주위 림프절에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 경우는 33례였다.
이를 6개월에서 10년 동안 추적 검사한 결과 1례는 26개월 후에 암이 재발했고 1례는 53개월 후에 다른 부위에 암이 발생한 것 외에는 재발한 것이 없었다. 이처럼 위나 대장의 조기암 중 적응증이 되는 환자를 선별하여 치료하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정문관 영남대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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