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여름 태풍 왜 잦나-태평양 온도상승과 연관

지난해 한반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태풍이 올여름에 유난히 자주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7월부터 우리나라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태풍은 라마순(RAMMASUN)과 나크리(NAKRI) 펑셴(FENGSHEN) 루사(RUSA) 등 4개이며 이 가운데 특히 라마순과 루사는 내륙지방에 직접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기상청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8월말까지 평균 14.1개의 태풍이 발생해 2.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올해는 17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이 중 4개가 한반도를 찾아왔으므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수는 예년의 2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기상청은 올해 태풍의 발생이 잦은 것은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북위 30도 이남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영상 29∼30℃, 북위 30도 이상의 수역도 27∼28℃를 기록, 평년값보다 2∼3℃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이번 태풍 루사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태풍의 발생과 세력유지에 중요한 '에너지원'인 수증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 태풍이 중국이나 일본쪽으로 비켜가기보다 한반도쪽으로 진로를 잡는 이유는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기압계의 이상배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하거나 일본 동쪽 해상으로 치우쳐 있어 태풍의 북상을 막아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태풍 루사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부근이 일본동쪽 해상에 위치한 틈을 타 일본쪽으로 방향을 크게 선회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남해상으로 상륙했다.

다만 이번에 북상중인 제16호 태풍 '신라쿠(SINLAKU)'는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어 현재의 위치에서 북서진하다가 한반도쪽으로 선회하지 못하고 대만이나 중국쪽으로 진로를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평년값을 보면 9월에도 1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평상시와는 다른 기상현상들이 자주 나타나고 있으므로 철저한 방재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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