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를 계기로 대형 재난을 대비한 비상 통신망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풍.폭우로 송전탑과 전봇대가 부러져 전기가 끊기자 재해 현황 파악과 대응을 위해 반드시 가동되어야 할 각종 통신시설이 모두 먹통이 되고 원시 사회로 되돌아 갔기 때문.
태풍 '루사'의 내습으로 피해를 본 성주댐 상류인 금수면 무학.영천리와 김천시 증산면의 경우 4일째 전기가 끊기고 도로마저 유실돼 고립돼 있다. 이때문에 주민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지만 재해대책본부에서는 상황파악조차 못하는 등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성주군 관계자는 "도로 유실에다 전기까지 끊겨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2일 오후에야 겨우 등짐을 메어 생수.양초 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관공서.가정 등에서 대부분 통신시설을 전기에 의존하기 때문. 따라서 전기가 끊기면 무선기지국을 사용할 수 없어 유선은 물론 무선통신까지 먹통이 돼 비상연락망이 완전히 두절, 긴급 상황 대처에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31일 밤 10시쯤 성주댐 수위가 댐 높이 191m에 80cm 못미친 190.2m의 수위로 범람의 위기를 맞았으나 유.무선통신의 불통으로 상류지역 강우현황을 알지 못해 주민대피 등 긴급조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인식 댐관리소장은 "밤 10시쯤부터 전화가 불통됐고 범람 직전까지 갔으나 상류지역 강우량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경찰 통신망도 예외는 아니어서 김천경찰서 지례파출소 무전 기지국 중계소의 전기가 끊기자 부항.대덕.증산파출소와의 무전연락이 일부 끊겼다가 3일 복구됐다. 그러나 아직 부항과 대덕 파출소 기지국은 전원공급이 안돼 순찰차량 무전기로 연락이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재난 상황에서 무선으로나마 외부와 연결된다는 사실은 고립된 주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또다른 피해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주요 시설이나 오지 마을 등에는 예기치 못한 긴급상황에도 연락이 가능하도록 휴대용 발전기와 위성전화, 햄 무선시설을 갖추고 무선기지국에도 단전을 대비한 자가발전시설을 갖춰 유사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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