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지역에 주둔중인 미군이 쿠웨이트의 이라크 접경지대에 탱크와 대포 등을 이동배치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프랑스, 독일, 걸프협력협의회(GCC)소속 산유국들이 유엔의 승인없는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나서 대 이라크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걸프주둔 미군 이동=월 스트리트 저널은 3일 미 국방부가 비밀리에 카타르와 유럽지역의 군사장비들을 쿠웨이트로 이동배치 해오고 있으며 현재 쿠웨이트의 캠프 도하에는 1개사단, 약 2만5천명의 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는 장비가 도착해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와의 국경과 가까운 쿠웨이트 사막지대에는 이미 8천여명의 미군 병사들이 주둔중이며 현재 쿠웨이트에 배치된 탱크와 대포, 장갑차 등에 운용병력을 투입하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저널은 밝혔다.
국방부 관리들은 그러나 이같은 군사력 증강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쿠웨이트내 미군 시설에 이라크군이 공격을 가해올 것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미군의 움직임에 대해 월 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공격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정치, 외교적 장벽을 넘어야 하며 군사적 대비태세도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U, GCC 등 각국 입장=미국이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위협을 거론하며 이라크 공격의 당위성을 연일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은 이라크 공격에 대해 반대나 유보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3일 이라크에 대한 일방적인 군사공격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유엔 무기사찰단의 무조건적인 이라크 복귀를 촉구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제거를 위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도 2일 유엔의 명령없이 이뤄지는 이라크 공격은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N-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독일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군사작전을 정당화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또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 회원국들은 3일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에서 이틀간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라크를 포함한 어떤 이슬람국가나 아랍국가에 대한 군사공격도 거부한 지난 3월 아랍정상회의의 결정사항에 대해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대비책=이라크는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국가방위책을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위기 해결을 위해 유엔의 개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3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을 갖고 "대량파괴무기 개발 등 미국측이 제기하고 있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이라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고 해결책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를 방문중인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제재조치가 해제된다면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재입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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