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의 내습으로 전국에서 수천채의 가옥이 무너지거나 떠내려 갔다. 특히 피해가 컸던 김천과 경남 김해, 함안, 합천, 그리고 강릉 등지의 경우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벽면이나 지붕이 약해져 사실상 뜯어내야 하는 집도 많다. 대형 물난리 이후 풍수해에 강한 반영구적 주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틸하우스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스틸하우스는 기존 주택골조인 나무.시멘트.벽돌.콘크리트 대신 두께 1㎜ 내외의 아연도금 강판을 'ㄷ'자 형으로 가공한 스틸스터드를 건물의 주요 구조부에 사용해 시공하는 집이다. 뼈대는 'C'자 형으로 구부려 만든 초경량 형강으로 만들고 벽체와 바닥은 방음과 단열을 위해 석고보드 등 일반 건축재를 이용한다.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일반화 됐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95년 포스코가 관련 제품을 완전 국산화하면서 본격 보급에 나서 올해에만 1만 가구가 보급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었다.
미국은 92∼98년까지 약 40만호의 스틸하우스를 지었으며 2010년까지는 신축 주택(연평균 140만호)의 75%를 스틸로 짓기로 했다. 일본은 연간 5만호, 호주는 1만호 정도로 잡고 있다.
이같은 스틸하우스의 인기비결은 뭘까. 포스코 배창동 과장은 '스틸하우스가 좋은 8가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튼튼하다-뼈대를 강철로 만들기 때문에 지진.태풍.수재.화재에도 거뜬하게 견뎌낸다. 미국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 호주 해안의 주택이 대부분 스틸하우스인 것이 그 증거다 △오래간다-소재는 모두 녹슬지 않는 아연으로 도금, 사실상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깨끗하다-건식(乾式)공법으로 짓기 때문에 공사과정이나 입주 이후에도 항상 깨끗하다 △경제적이다-습식 공사시 필수적인 양생기간의 생략으로 공기를 단축하고 단열이 뛰어나 열효율이 우수하다. 따라서 시공에서부터 이후 사용까지 경제적 이득이 많다
△품질이 뛰어나다-모든 부재(스틸스터드)의 표준화.규격화로 100% 도면대로 집이 만들어 진다 △쾌적하다-단열.방음.방충 기능이 탁월하다 △디자인이 우수하다-스틸하우스는 사실상의 조립식 주택으로 설계나 구조변경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재활용이 가능하다-모든 주.부재료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쓰레기 발생량 최소화로 친환경적인 주택이다.
국내에서 스틸하우스 건립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하반기부터. 단독주택은 물론 초등학교∼대학까지 각급 학교 건물과 공공청사, 군시설물, 아파트, 빌라 등 최근에는 모든 건축분야에 진출했다.
신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외부 치장을 한옥으로 하거나 고급 빌라 형태로 한 스틸하우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은 군보건소 건물을 스틸로 지어 소공원처럼 꾸며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문경에 이어 포항 등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농가주택이나 전원주택용 스틸하우스 단지도 확산되고 있는데 업계는 올해를 '스틸하우스 보급의 해'로 정하고 1천여명의 건설인력을 새로 교육시켜 현장에 내보냈다.
일반인들은 쇠로 만든 집이라는 점에서 벼락이나 누전의 우려가 높고 상대적으로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 등을 걱정한다. 하지만 철강재가 인체보다 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스틸하우스는 접지 효과가 오히려 크다.
누전우려는 습식 보다 우수한 시공성으로 완전히 극복했으며 질감의 투박성은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재 생산업체의 품질개선 노력이 효과를 발휘, 예술성을 요구해도 좋을 만큼 개선됐다.
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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