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정 '밀물' 감동 '넘실'

태풍 '루사' 피해지역에 식량·옷가지 등 생필품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찾아가 수재민과 함께 복구를 돕겠다는 자원 봉사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경북도와 수해를 입은 각 시·군에는 군인·경찰은 물론 회사원·학생·동호회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자원봉사의 시기·장소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또 태풍 피해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은 시·군 곳곳에서 '품앗이 일손돕기'가 시작되면서 시름에 젖었던 수해 주민들에게 재기의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수재민돕기 범도민 한마음운동'을 펼치고 있는 경북도의 경우 산악회·여성단체연합회·대학생 등으로부터 10여건의 자원봉사 의뢰가 접수됐으며, 김천·구미·포항 등지의 자원봉사센터에서도 수백명이 팔을 걷어붙이고 수해현장을 찾아나섰다.

김천의 경우 피해가 큰 지례 등 5개 면지역에는 사고 위험이 있어 가급적 자원봉사자들을 보내지 않고, 대신 황금·평화동 등 도심지역 복구를 지원토록 했다. 김천에는 군인·경찰 외에 구미보육교사, 경주복지회관, 대구 3개 구청, 금오공대 등 수백여명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으며 익명의 봉사자 25명도 감문면에서 수해복구를 도왔다.

5일 김천지역 복구작업에 참여한 대구 대안산악회 도재준 회장은 "주말 산행계획을 바꿔 회원 20여명과 함께 수해지역을 가기로 했다"며 "지난 98년 상주시 수해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을 살려 최대한 도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우산악회 회원 15명도 오는 8일 자신들이 직접 덤프트럭을 몰고와 복구를 돕겠다며 자원봉사를 신청했고, 대구고검(검사장 송광수) 직원 20명은 지난 3일 제방이 물에 휩쓸려간 경산 용성면 부일천에서 제방쌓기 작업을 벌였다.

영주시 여성단체협의회 회원 40여명은 4일 영양읍 대천2리 피해 농가를 찾아 위문품을 전달하고, 도배·가재도구 청소 등을 도왔다. 과거 자매결연을 맺은 덕분에 농작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고마움을 피해복구 자원봉사로 되갚음한 것.

경일대 공대 학생 20여명은 방학중 농활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영양 수비면 수하1리를 찾아 현장체험의 기회를 준데 대한 품앗이 보은을 했다. 대구지역 여성문화회관 회원 100명도 4일 영양읍 현리의 고추밭에서 고추따기 일손돕기에 나섰다.

안동·임하댐의 방류로 하루 아침에 일년 농사를 망치고 집까지 잃은 의성 안사면 쌍호리에는 농기계수리 기능요원 15명이 찾아와 무료 보수작업을 펼쳤다.

이밖에 각 지역별 향우회와 학교 어머니회, 기업체 봉사단도 가재도구 씻기, 이불과 옷가지 빨래, 식사 장만, 마을주변 청소 등 수해지역 일손돕기에 나섰다.

김천 구성면 한 주민은 "어린아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만큼 일손이 달린다"며 "구호품을 보내주는 것도 물론 고맙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복구작업을 함께 도와줄 사람들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만큼 주저하지 말고 찾아와달라"고 말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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