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 수해 안전지대 아니다

태풍 루사로 인한 재산피해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도 하루 300㎜이상의 비가 내리면 신천, 금호강 등의 제방 치수능력이 한계에 이르는데다 복개하천 및 하수도 관리 등 수해 방지시스템도 엉망이어서 집중호우시 최악의 물난리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구시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구지역 하천 제방의 경우 신천은 하루 279㎜, 금호강은 217㎜의 강우량만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돼 하루 200㎜이상의 국지성 게릴라 폭우를 만나면 물바다를 면할 길이 없다는 것.

또 하수도의 경우 간선은 시간당 55.5㎜, 지선은 47.1㎜의 강우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하수도 집수정의 설치 간격과 용량이 적어 시간당 15~20㎜의 비만 내려도 통제 능력을 상실하기 일쑤라는 것.

집중호우시 원활한 통수와 침수 방지역할을 해야할 방촌천, 달서천 등 6곳의 복개하천도 시간당 70~80㎜의 강우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수년간 준설 등 아무런 정비없이 방치돼 각종 부유물질과 토사가 하천바닥에 쌓여 통수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서규우 부산 동의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복개하천 관리를 방치하면 이번 강릉의 경우처럼 복개하천 내 역류현상이 발생, 물살이 맨홀을 뚫고 나와 시가지 곳곳으로 범람,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 98년(225.8㎜), 82년(210.1㎜), 48년(203.2㎜) 등 세차례에 걸쳐 200㎜가 넘는 비가 하루동안 쏟아진 적이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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