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가뭄, 화재 등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온 국민의 정성이 뜨겁게 성금대열로 이어진다. 신문과 방송은 거의 해마다 성금을 모으는데 우리 국민은 참으로 인정이 넘치는 국민이라는 감동을 준다.
그런데 정부고관이나 정치인이 내는 성금은 정확한 액수 대신 '금일봉'이라고 표기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볼 때 그 금일봉이란 봉투 안에 얼마의 돈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혈세로 녹을 먹는 정부고관, 정치인이 진정 수재민을 위로하겠다면 떳떳하게 성금액수를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성금액수를 밝히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이름을 익명으로 기탁하는 것이 오히려 맞을 것 같다.
뜻밖의 재난을 당한 수재민들을 위로하는 성금의 많고 적음이 결코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금일봉이란 명목으로 방송에 얼굴 내밀고 신문에 사진 기재하는 금일봉 기탁 풍토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고위층, 정치인의 겉치레 수해현장 방문은 생사를 다투는 복구 현장작업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수재민, 자원봉사자들의 불평 섞인 하소연이다. 이러한 사실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모은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도 중요하다. 모금한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대원칙은 신속성과, 공평성, 그리고 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가지 면에서 보았을 때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불만들이 있어왔던 게 사실이다.
먼저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금 캠페인이 끝나 총액을 집계하기 전에 수재민에게 지원을 해야 한다. 그래야 수재민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성의를 갖고 조사해 피해의 정도에 따라 형평에 맞게 배분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모두에게 풍족하게 보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재민들의 불평, 불만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성금을 모으는 언론사, 유관기관은 배분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애써 모금한 그 돈이 가장 효율적으로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배분 상황을 수시로 관찰했으면 한다.
특히 고위공직자, 정치인의 수재민 피해상황에 대한 눈도장 보고는 몇 사람에 족하다. 얼굴 비추기 위한 고위 공직자, 정치인이 아니라 간소복 차림으로 현장이 필요로 하는 자원봉사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수해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준다면 국민은 믿음과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강문(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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