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아폴로 눈병, 안약도 모자란다니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고 있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만 해도 6일 현재 감염학생수가 9만1천여명에 이르고 있고 전국에 걸쳐 하루동안 14만여명이 발병하는 등 감염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의 초.중.고 등 241개교가 휴교를 하고 42만명의 감염자가 생길동안 보건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번주초만해도 감염자가 4만여명 정도였으나 이렇게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니 한마디로 겉도는 방역체계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일선 약국에서 점안액 등 안약을 구하지 못해 환자들이 병원의 처방전을 든 채 우왕좌왕하는 등 치료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차제에 집단으로 발생하는 질병 등에 대한 방역 시스템 확립을 바란다. 아폴로 눈병은 법정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제때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아 감염확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대응체계의 확립 등 효율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지난 95년 학생 40%가 이 아폴로 눈병이 걸린후 즉시보고, 학생등교 중지 등 체계 확립으로 눈병의 집단감염은 거의 사라졌다는 점을 유념할 일이다. 약 생산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이번의 아폴로 눈병의 감염은 어느정도 예고돼 있었다. 91년, 96년 등 5년 주기로 발병했었고 이미 2주전에 중국에서도 이 병이 번져 우리나라 상륙은 뻔한 일이었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이 병은 환자 접촉으로 전염한다. 따라서 여러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집단으로 발병하는 것이다. 사전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일선 학교에서는 휴교(休校)조치를 제때 취하지 않아 확산되는 한 이유가 된다고 한다.

이웃학교 조치여부 등 눈치를 보느라 결정이 지연된다면 결국 학생들의 건강을 내팽개치는 일이 아닌가. 학교장 재량으로 임시휴교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집단 전염 조짐 등을 적절하게 판단해 적시에 등교중지 조치를 바란다.

아폴로 눈병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하기를 당부한다. 7~8일 정도 지나면 이 병이 치유된다고 해서 일반병으로 두기에는 집단 전염 등 피해가 너무 크다. 법정 전염병 지정으로 효율적인 방역활동을 벌여야한다. 전염병이 돌면 적절한 대책도 마련 못하고 허둥대는 보건당국의 모습을 너무 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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