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원석의 영화속 과학이야기-소림축구

축구(soccer)라는 말의 기원은 영국에서 축구를 가리키는 말인 '어소시에이션 풋볼(association football)'의 'association'에서 'soc'를 빼내 '-er'을 붙인 것이다. 초창기의 축구는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는 럭비와 비슷한 경기였으며, 19세기 중반 성문화된 규칙이 정해지면서 럭비에서 분리돼 현대적인 의미의 축구가 탄생했다.

명봉(오맹달 분)은 씽씽(주성치 분)을 설득해 축구팀을 만들고, 연습에 들어간다. 이때 씽씽이 축구공을 하늘로 너무 세게 차는 바람에 1시간 후에 공이 떨어지게 된다. 아무리 씽씽이 무공을 익혀 공을 빨리 찬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장면은 있을 수 없다.

우선 공기의 저항이 없다고 가정하고 이 경우를 생각해 보면, 공은 30분 동안 올라갔다가 30분 동안 내려오게 된다. 따라서 30분동안 공중에 있기 위해서는 대략 초속 18㎞(v=gt)의 속력으로 공을 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 정도의 빠르기라면 공은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다.물체가 지구 밖으로 탈출하게 되는 속도를 탈출속도 또는 우주속도라고 하며 제1우주속도는 79㎞/s, 제 2우주속도는 11.2㎞/s이다.

제1우주속도는 물체가 땅에 떨어지지 않고 지구주위를 돌게 되는 속도로 인공위성이 되기 위한 속도이고, 제2탈출속도는 지구를떠나는 물체의 속도이다. 물론 우주에서 우주선이 돌아올 때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열이 나듯이 공은 얼마가지 않아 타버릴 것이기 때문에 지구를 벗어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공을 이렇게 멀리 차기 위해서는 다리의 회전 속력이 공의 속력의 약 4분의 3, 즉 초속 13.5㎞의 속력으로 발을 움직여야 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발을 빨리 움직일 만큼의 에너지가 근육에 저장되어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렇게 빨리 회전을 시키게 되면 다리가 빠져 버릴 것이다.

1시간 후에 떨어진 공은 사람 키보다 조금 더 높게 튀어 오르는데, 진짜 축구공은 어떨까? 물체가 바닥에 충돌하고 나면 원래의 위치까지 올라오는 경우가 없는데, 이것은 물체가 바닥과 충돌할 때 역학적 에너지의 일부가 마찰에 의해 열에너지로 변환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충돌 후에 튀어 오르는 정도는 반발계수(e)로 나타내며, 반발계수가 1일 경우 물체는 원래의 위치까지 올라오게 되고, 0일 때는 바닥에 붙어서 전혀 올라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축구공의 경우 잔디밭에서 반발계수는 0.6이기 때문에 영화에서의 공은 초속 10㎞가 넘는 속력으로 다시 튀어 올라가 버려야 한다.

씽씽이 엄청난 속력으로 공을 차지만, 악마팀의 골키퍼는 공을 쉽게 막아내는데 이것이 가능할까? 사람이 공이 날아오는 것을 인식하고 반응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약물의 도움으로 근육을 키워도 불가능하다.

즉, 씽씽의 찬 공은 골키퍼가 공이 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동안 벌써 골라인을 지나가 버린다. 현실의 축구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차는 지점이 12야드(10.97m)인 것은 이보다 거리가 멀어지면 실력이 뛰어난 골키퍼의 경우 공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반응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페널티킥으로서의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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