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짜 비아그라 밀수

비아그라는 밀수꾼들에게 최고 인기를 끄는 품목 중 하나다. 밀수·밀매에 성공(?)할 경우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 6일 대구지검 특수부에 적발된 비아그라 밀수·밀매업자들은 중국에서 비아그라 1통(30정)을 3만원에 구입, 최종 소비자들에게는 10배가 넘는 30만~40만원에 밀매했다.

이에 따라 중국 등지로부터 비아그라 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인천본부세관의 지난해 비아그라 밀수단속 금액은 11억7천200만원어치에 이른다. 2000년에 비해 무려 34.5배가 늘어났다. 금액으로 치면 시계(638억원), 의류·직물(101억원) 등보다 적지만 증가율은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아그라 밀수를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 밀수범들은 냉동컨테이너 입구에 조개를 쌓아 조개를 수입하는 것처럼 속이고 그 안쪽에 비아그라를 넣어오는 이른바 '커튼식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세관 한 관계자는 "비아그라는 숨겨올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 적발하기 어렵다"며 "감시망을 피해 반입되는 물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다 밀수를 적발해야 할 세관공무원마저 수산물 통관 과정에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는 등 세관의 감시망에도 '구멍'이 뚫렸다.

밀수보다 더욱 큰 문제는 미국산 비아그라와 똑같은 모양으로 만든 중국산 가짜 비아그라가 대량 밀수입돼 진짜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찰청에 검거된 업자들은 중국에서 보따리상을 통해 가짜 비아그라 270여통을 1통당 6만~8만원씩에 들여온 뒤 생활정보지 등에 광고를 내고 판매상과 일반인을 상대로 1통당 10만~45만원씩 250여통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밀수한 비아그라의 성분 등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인체에 대한 유·무해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밀수 비아그라의 최종 사용자들은 의사의 처방없이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사례가 많아 국민건강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사 및 병원 사무장 등 의료계 관계자들도 밀수 비아그라를 구입, 처방전도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건넸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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