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서 한민족 오누이 '남남북녀'의 동반우승이 이뤄질까. 폐막일인 10월14일 마지막 경기인 남자 마라톤과 그 전날 열리는 여자 마라톤에서 '남쪽의 아들' 이봉주(32.삼성전자)와 '북쪽의 딸' 함봉실(28)은 동반 우승을 노린다.
두 선수가 기대대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이는 지난 9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을 꾸려 여자 단체 금메달을 따낸 일과 비견될 정도로 남북 체육사에 큰 획을 긋는 쾌거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사상 남녀 동반 우승은 지난 86년 서울대회에서 일본이 나카야마 다케유키(남)와 아사이 에리코(여)를 내세워 한 차례 이룬 바 있다.이봉주는 '우승 1순위'로 꼽힐 만큼 금메달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4년전 방콕대회에서 우승한 '국민마라토너' 이봉주는 어느새 서른을 훌쩍 넘겨 이번 대회를 맞게 됐지만 여전한 기량에 노련미까지 더해져 레이스에 신뢰가 넘친다.
더욱이 우승 전선의 가장 큰 장애물인 일본이 에이스급 대신 이봉주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선수들을 출전시킬 예정인 것도 호재다.반면 여자 마라톤 강국인 일본과 중국의 정상급 선수들과 혈전을 펼쳐야 하는 함봉실은 정상 등극이 수월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시드니올림픽에서 8위에 올랐던 함봉실은 지난달 초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종목이 없는 마라톤 대신 5천m와 1만m에 출전, 모두 우승하며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4월 평양국제마라톤대회에서는 2시간26분22초를 기록, 9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정성옥의 종전 기록(2시간26분59초)을 깨며 북한 마라톤의 간판 스타로 자리잡았다.
최고기록에서 일본의 히로야마 하루미(2시간22분56초)나 중국의 웨이 야난(2시간24분02초)에게 뒤지지만 현재 한창 전성기에 있는 만큼의외의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출전 의사를 밝히면서 "남쪽 누이와 함께 달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던 함봉실이 남쪽 오빠와 함께 월계관을 쓰며 한민족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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