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 아름다운 온정, 봉사 행렬

처참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수해지에 전국 곳곳의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갈수록 늘어나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장'으로 변모하면서 수재민들의 언 가슴을 녹이고 복구의욕을 한층 북돋우고 있다.

이런 이웃들의 인정이 있는한 태풍의 상처는 반드시 치유되고 불원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평상을 되찾을 것이다. 우리 민족만이 갖고 있는 이 온정은 IMF땐 금모으기운동으로 나타났고 월드컵 4강신화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 아름다운 자원봉사자들의 구성원들도 학생위주에서 사회 각계각층으로 그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수업은 나중에 들어도 되지만 수해민들의 아픔은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려야 되지요"라며 대구 가톨릭대 신학대학 학생 및 교수 100여명이 5일 김천시 지좌동에서무너진 제방 70m를 복구하는 등 비지땀을 흘렸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의사회 주관 또는 각 병원별 의료봉사활동도 활발하게진행돼 각종 수인성질병이나 피부병 등에 시달리는 수해민들에겐 '더 없이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 경북도청 및 각 시군 공무원 향우회들도 수해를 당한 고향 복구에 나섰고 도시의 수재민가족들도 고향돕기에 나서는 등 이번 주말 및 휴일에만 줄잡아 9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경북 수해지 복구에 선뜻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이같은 자원봉사는 당장 인력이 없어 엄두도 못내는 복구인력 보충역할도 하지만 이런 이웃들이 있다는 그 자체가 외롭게 고립된 수재민들에겐우선 정신적 안정을 되찾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또 수재의연금품도 각 언론기관 등에 쇄도하고 있고 현지에 직접 생필품이나 가스, 식수 등을 전하는 행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우리는 하나'라는 이런 공동체 의식이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는 건 퍽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해지에 몰리는 자원봉사자들을 안내하는 시스템이 아직까지 미흡해 어디서 뭘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사례가 많다는 건 행정당국이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특히 일부 사회단체가 호화야유회를 개최하거나 심지어 경기도 어느 시청직원들은 바로 수해지인 강원도에서 야유성 연찬회를 가져 온 국민들의 비난을 사는 염치없는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번 수해극복에 온 국민들이 동참함으로써 그 어떤 시련도 거뜬하게 이겨내는 저력의 민족임을 다시금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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