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 한번 보고 눈감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는데 51년만에 소원이 이루어지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제5차 이산가족 남측 방문단 명단에 포함된 김은봉(68.영주시 상망동)씨는 1.4후퇴때 헤어진 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쁜 소식에 어쩔줄 몰라 했다.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금수리가 고향인 김씨는 마을 훈장이던 아버지가 끝내 노동당에 입당하지 않아 곤경에 처하자 아버지 대신 1950년 인민군에 입대했다. 훈련 도중 두차례나 도망쳐 나와 집에 숨어지내다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1.4후퇴때 홀로 월남했지만 그만 반세기가 넘는 생이별이 되고 말았다.
"가족들과 헤어지기전 아버지께서 다시 만날 때를 위한 징표로 제 왼쪽팔에 바늘로 피를 내 먹물로 점 2개를 만들어주셨습니다.월남한 뒤에는 공산당의 추적을 피해 호적 나이도 3살 줄이고 이름도 원봉에서 은봉으로 바꿨습니다".
황해도 송화군 출신인 김영춘(63)씨와 결혼해 8남매를 키우느라 온갖 고생을 다했지만 동생들을 보고 죽어야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살았다는 김씨는 "하루 빨리 상봉의 날이 왔으면 하는 생각뿐"이라며 두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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