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력·기업간 임금격차 심화

월급봉투 두께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학력자와 저학력자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봉급생활자들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또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이 월급봉투 두께에 반비례, 근로시간은 고임금자에 비해 훨씬 많아 더 오래 일하고도 더 적게 받아가는 경향이 고착화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입법안에조차 3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은 제외돼있어 산업현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노동부가 지난해 6월 현재 5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5천400개업체의 근로자 50만명의 급여를 분석, 이달 초 발표한 '임금구조실태분석'에비친 국내 근로자들의 삶을 살펴봤다.

▨임금격차 확대

▶대기업=고임금

사업체의 고용규모가 커질수록 임금수준이 높아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10~29인 규모 사업체 임금을 100으로 할 때 500인 이상 규모 사업체 임금은 130.6수준으로 99년 124.5, 2000년 126.5에 비해 임금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5~9인 사업장은 94.4였다.

▶고학력=고임금

고졸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대졸이상 임금은 152.3수준으로 2000년의 소폭 감소 이후 확대추이로 반전됐다. 전문대졸 임금수준은 고졸에 비해 103.6수준을 보여 임금격차가 소폭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졸 이하의 경우는 87.4를 기록, 대졸 이상 152.3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봉급생활자가 많이 모여사는 도시 거주자들의 생활격차가 큰 이유다.

▶저임금=장시간 노동

임금소득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275로 이전해 0.273보다 증가했다. 지니계수는 외환위기 발생시점인 97년부터 매년 증가해외환위기가 우리 사회 봉급생활자간 소득격차를 심화시키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들, 그리고 전문가들의 근로시간 평균은 각각 191시간과 185시간 가량. 하지만 이들은 월평균 각각 245만원가량과 192만원 가량을 받아갔다.

하지만 조립근로자 및 단순노무직 근로자는 각각 224시간, 244시간이라는 장시간노동을 하고도 122만원과 81만원이라는 저임금에 만족해야했다.주 근로시간을 현행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고임금=근로시간 단축, 저임금=장시간근로라는 등식이 고착화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 구성 변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고학력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학을 나와야 월급봉투다운 봉투를 받을 수 있다는 사고가 확산되면서 고학력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대졸 이상 근로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근로자의 1/4을 초과한 25.2%를 기록했다. 전문대졸 근로자 비율도 14.5%로 이전해 13.4%에 비해 1.1%포인트증가하는 등 근로자의 고학력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중졸이하 근로자 비율은 13.4%로 전년의 15.2%에서 1.8%포인트 감소했고 고졸 근로자도 46.9%로 전년의 47.4%와 비교해 0.5%포인트 줄었다.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36.5세로 전년의 36.2세에 비해 0.3세 증가했다. 지난 90년 여성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28.2세였으나 지난해에는 32.8세까지 높아졌다.여성들의 직장생활이 결혼을 계기로 끝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평균 근속년수는 5.9년으로 전년의 5.6년 보다 0.3년이 길어졌다. 근속년수는 외환위기 이후인 98년부터 2000년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불황의 고비를 넘은 탓.

특히 여성의 근속년수는 10년전인 지난 90년 2.5년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0년전의 2배인 4.1년까지 올라섰다.하지만 우리나라와 기업문화가 엇비슷한 일본보다는 근로자 평균연령은 물론, 근속년수도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

일본의 지난해 6월 현재 근로자 평균연령은 38.5세로 우리나라(36.5세)보다 2세가량 높았으며 근속년수도 11.1년으로 우리나라 5.9년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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