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동심 멍들게하는 상술

요즘 학교마다 가을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들도 운동회 연습을 하느라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 그런데 아이가 운동회 연습을 할 때마다 우산을 살 돈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어찌된 일인가 알아보니 3, 4학년생들의 율동에 우산을 들고 하는 것이 있었다. 이 우산은 학교앞 문구점에서 2천500원에 팔고 있는데 아이의 말로는 한 번만 연습해도 우산 살이 부러진다는 것이었다. 한 반에 절반이상의 어린이가 매번 우산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아이의 말을 듣고 학교앞 문구점에 교환을 요구했더니 "납품업체에서 교환을 거부하고 있고 2천500원 짜리 소모품이 견고해봤자 얼마나 가겠냐"며 "하나 더 사서 연습하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운동회날까지 앞으로 연습을 몇번이나 더 할것인데 우산을 몇 개나 더 사야한단 말인가. AS, 교환, 환불제도가 안되는 제품이 없는 요즘 소액 소모품이라서 사후 처리가 안된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불량품으로 장삿속만 내보이는 어른들을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 할 것이며 무엇을 배우겠는가. 정직한 상거래, 국산품 애용을 말로만 앞세우지 말고 몸소 실천으로 교육하는 어른들의 모범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남선(대구시 범어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