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일로 대선 D-100일

10일은 대선 D-100일. 후보들의 발걸음도 한층 바빠졌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대세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8.8 재.보선 이후 원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의 위상을토대로 정국 주도권을 강화, 각종 쟁점 현안에 적극 대처해 나가는 한편 전국순회 민생투어를 통해 대선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다.

이 후보는 12일쯤 대선 선대위를 발족, 당을 선거체제로 본격 전환시킴으로써 대선 정국의 기선을 제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선대위 발족을 계기로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상 대선후보로서 출정식을 갖기로 했다.

이 후보는 향후 민주당 측의 각종 공세에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는 등 한층 가열될 정국 공방전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선 채 '민생 행보'를 계속, 지지율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내달까지 주요 대선공약 등 국정 청사진을 제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40-50대의 각계 전문가들을 영입,정책특보로 임명하는 등 특보단을 확대 개편함으로써 예비내각의 수권능력을 과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내달부터 시작될 대선후보 TV토론회에 대비, 최근 미디어팀을 확대.개편했다. 물론 지난 97년 대선때의 '병역 악몽'을의식, 자신을 겨냥한 민주당의 9대 의혹 등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적극 대처해 나갈 움직임이다.

특히 병풍으로 불리는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에 맞서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의혹에 대한 총공세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후보에 대한 각종 공격 자료도 축적하고 있다는 것.최근 들어 남북한 관계가 급격히 화해무드로 접어들고 있는 것과 관련, 김정일 답방 등 이른바 '신북풍'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이런 한편,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 등 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다른 대선후보군은 대선 D-100일을 전후한 이번 주 들어독자행보와 합종연횡의 선택을 가시화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8일 권영길 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 대선가도에 진입했다.

노무현 후보는 대선 D-100일을 기점으로 당내 반노(反盧)세력과의 갈등을 일축하고 대선행보를 굳히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8일에도 강원도 양양과 속초 등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작업에 나서면서 민생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인 노 후보는 9일 여성단체들과 내년도 예산중 여성예산 관련 간담회를 갖는 등 시민사회단체와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10일부터 이틀간 대구를 방문하는 것도 노 후보로서는 적극적 행보의 시발이다. 후보 확정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하는 노 후보는대구방문을 통해 대선주자로서의 전국순회 활동에 나서는 동시에 영남권 공략에 대한 자신의 의지도 적극적으로 피력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북지역 민심의 '스킨십'을 통해 그동안 소원했던 영남권과의 접목을 시도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번 주는 노 후보에게는 신당논란을 둘러싼 반노세력과의 일전이 예고돼 있는 등 당내 갈등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노 후보는 10일과 11일로 예정된 신당추진위전체회의와 당무회의에서 '소득없는' 신당논란을 마무리짓고 대선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재촉한다는 입장이다. 반노세력들이 추진해 온 정몽준 의원 영입이 무산된 만큼 더이상 신당논란으로 당력을 소모하지 말고 선대위구성을 통해 당력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한동 전 총리와의 재경선 문제에 대해서도 노 후보는 단호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의미없는 재경선으로는 민주당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며 한화갑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대선 선대위 구성을 압박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오는 17일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세규합에 적극적이다. 8일 저녁 정 의원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5일부터 7일 남북축구대회 때까지는 이번 대회 초청자인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와 여러번 만나기도 했다.

이는 출마 선언과 신당 창당에 앞서 자민련을 포함한 여러 정파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적극적인 끌어안기라는 지적이다. 두 사람은 이날 정 의원의 출마선언 이후 신당 창당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측은 대선출마 선언 후 신당 창당 때까지 자민련과 박근혜 의원의 미래연합, 민국당, 이한동 전 총리, 민주당 이탈 의원 등과 무소속연합 형태의 원내교섭단체를 우선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당장 JP와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 합칠 경우 '새 정치'를 표방하면서 구 정치세력과 결탁했다는 역풍을 우려한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같은 세규합을 위한 물밑작업과 더불어 지금까지 드러난 자신에 대한 인기도를 출마선언 이후 표로 연결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출마선언을 연기한 이후 줄곧 경북 김천은 물론 강원도와 경남지역 등 전국 곳곳의 수해현장을 훑다시피하고 있는 것은 정파를 초월한 국민후보로서의 자신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정 의원은 또 출마선언을 전후해 자서전을 발간, 출마선언에 담지 못한 정책 비전 등도 제시할 방침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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