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색과 지역주의는 그 의미가 구별되기도 하고 중복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좁은 의미에서 지방색은 '특정한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 지역주의는 '다른 지역 사람을 배척하고 비방하면서 자기 지역 사람끼리만 뭉치려는 성향'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면에서 지역주의의 병폐가 만연하고 있다. 이것은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좀처럼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도 지방색과 함께 지역주의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독일에는 여러 작은 중세 봉건영주국가의 전통이 여전하다. 첫 통일은 1871년 북부 프로이센이 전쟁을 통해 남부의 바이에른공국등을 합병함으로써 였다. 같은 게르만족이기는 하나 역사와 혈통, 사고방식, 생활양식, 음식과 언어조차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구텐 모르겐'이 아침인사로 표준어이기는 하지만 남부 가톨릭 중심 지역에서 사용되는 '그뤼스 고트'(찬미예수) 역시 인사말로 방언이 아니라 남부 독일어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옛 영주국가를 기초로 한 각 주별, 지역민 간의 대립역사도 길고 여전하다.
게다가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에 옛 동독 사람들을 '오씨', 서독 사람들을 '베씨'로 빗대어 부르면서 동서 지역간 새로운 갈등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이러한 지방분권적 전통을 각 지방색으로 가다듬어 그 고유한 특색을 가꾸어 나가고 있다.
동서독 통일의 후유증도 양 지역간 실업률이나 경제적 차이를 줄여나감으로써 최소화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은 지방색, 그리고 그 외 여러 현실적 방법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우리들에게도 각 지방마다 아름다운전통의 고유함이 다방면에 걸쳐 지방색으로 살아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지역주의를 악용하는 이해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심지어 젊은 세대에게 조차도 그 지방색마저 지역주의에 입각한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독일인들 별다를 바 있겠느냐마는 지역주의에 의거한 갈등과 흉보기, 그리고 냉소조차도 속마음이야 어떠하든 최소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그들의 지혜로움이 우리 모두에게도 요구된다. 이러한 노력이라도 선행되어야 향후 남북통일의 후유증과 그 갈등을 최소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권언수(계명대교수.오르가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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