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화랑들이 약진을 거듭, 지역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최근 1, 2년새 문을 연 몇몇 화랑들이 수준높은 전시회를 잇따라 개최, IMF 이후 움츠러 있던 기존 화랑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2000년 11월 문을 연 갤러리M(대표 이긍희)은 매달 국내 중견작가를 중심으로 볼만한 기획초대전을 열고 있고, 지난 5월 개관한 이현갤러리(관장 이현령)는 이강소, 남춘모 등 굵직굵직한 전시회를 갖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두산갤러리(관장 김창범)는 지역의 40대이상 작가들을 망라한 개관전에 이어, 이영석 정충일 등 괜찮은 작가들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대부분 현대미술 전문화랑을 표방하는 이들 화랑은 적극적으로 국내외 유명 작가 유치, 마케팅 등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자금력까지 갖춰 향후에도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남인숙(37.갤러리M 큐레이터)씨는 "신생 화랑의 활동 여하에 따라 지역 미술계가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9월말 문을 여는 '한기숙갤러리', 내년초 개관하는 '대구보건대학 갤러리' 등도 지역 화랑들의 활동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화랑가의 판도가 바뀔 정도는 아니지만, 신생 화랑들의 약진으로 지역 화랑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화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넓혀주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IMF 이후 작품값 하락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기존 화랑들을 긴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들 신생 화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생 화랑들은 아직까지 화랑주의 경영 마인드, 작가 발굴 등에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데다 국내외에서 명성을 얻은 중견작가를 선호하는 '안전운행'만 하고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신생 화랑들은 작품 판매에 유리한 기성 작가들만 선호할 뿐, '신진작가 양성'이라는 화랑의 또다른 기능을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인화가들의 경우 화랑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전시할 공간이 태부족하다고 하소연이다. 한 화가는 "상업화랑만 생겨나는 바람에 신인들은 대안공간인 '스페이스129'(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원만 가능)나 대관 전시 외에는 전시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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