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를 계기로 우리 조상들의 삶의 한 방식이었던 풍수지리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예부터 터를 잡은 마을이나 오래된 집은 이번 태풍 속에서도 피해가 적었기 때문.
또 하천도 사람들이 논·밭이나 도로·가옥을짓기 위해 제방이나 보를 쌓아 물길을 돌린 경우 어김없이 터져 버렸고 자연스럽게 물길을 놓아둔 곳은 수마가 비켜갔다.성주군이 집계한 태풍피해는 군의 한해 예산의 80%나 되는 860여억원.
피해 면면을 살펴보면 최근 제방을 쌓거나 인공을 가한 곳에 특히 큰 피해가 났다.주유소 2층 건물과 땅밑의 유류탱크가 파헤쳐져 물길이 휩쓸려간 선바위마을, 그리고 도로 100여m가 유실되고 도로가에 있던 주택이 흔적없이 사라진 챙기마을 앞의 경우 원래 하천부지였던 것을 옹벽을 쳐 길을 내고 집을 지었는데 이번 태풍에 모두 원위치로 돌아갔다.
이곳을 찾은 여창영(63·전 성주경찰서장)씨는 "사람들이 편의를 위해 옹벽을 쌓거나 인공을 가한 곳은 어김없이 피해가 났다"며 "자연상태의 협곡이나 옛날부터 있던 마을 등은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을 보면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륜면 법산 마을 앞 들판도 농경지 10여ha가 자갈밭으로 변해 못쓰게 됐다. 불어난 물로 교각 2개가 유실됐고 소제방이 무너졌기 때문. 이곳도 원래 하천이었으나 관개시설을 갖춰 농토로 조성한 것이다.
피해지역을 살펴본 이태암 성주부군수는 "산사태가 나 주변이 무너져도 봉분만은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곳이 많았다"며 "태풍으로 훼손된 하천·계곡등을 복구할 때 또다시 피해를 입지 않게끔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는 복구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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