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기간 동창회·향우회 등 금지

제16대 대통령선거부터 선거기간 중에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친목 모임을 가질 수 없게 되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호텔, 음식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이들 업계는 예년에 비해 연말 각종 모임 예약률이 뚝 떨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별다른 묘수가 없는 실정이다.

대구 ㄱ호텔에 따르면 예년 같으면 이맘때부터 시작되던 연말 예약이 아직 한 건도 없고 특히 선거용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호텔 연회 예약을 꺼리는 분위기여서 연말 경기가 유례없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호텔 관계자는 "동창회 등의 금지기간이 연말 모임 성수기와 정확히 겹쳐 매출이 절반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회의를 열고 상품개발도 할 계획이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ㄴ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모임 예약이 거의 없는데다 기존 예약마저 취소될 판이라는 것. 호텔 관계자는 "선거기간을 피해 동창회 등 송년 행사를 열 것으로 보이지만 연회장이 한정돼 있어 선거 전후에 몰린다 해도 최악의 연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또 지역 대형 음식점들도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위축되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선관위의 규제를 비난하는 시민들의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허모(40·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씨는 "대통령선거와 동창회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정치 일정에 국민들의 사생활 일정까지 맞춰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선관위 한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오인받지 않고 또 뒤늦게 예약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해 혼란을 빚지 않도록 미리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중앙 선관위는 지난 6일 각종 모임을 악용한 불·탈법 선거를 사전에 막기 위해 16대 대통령 선거 기간인 11월 27일부터 12월 19일사이엔 향우회 등 모임을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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