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단&처방-발작성 빈맥

갑자기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은 발작성 빈맥(부정맥의 하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발작성 빈맥이란 심장이 빨리 뛰었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괜찮아지는 질환. 사람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수 주 동안 지속된다.

지속 시간이 짧은 경우는 심장이 빨리 뛰는 시간이 짧아서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는 도중에 증상이 사라져 간혹 신경성 질환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발작성 빈맥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증상이 짧게 지속하는 경우는 경미한 두근거림이 있다가 금방 괜찮아지거나 심한 경우에는 식은 땀, 흉통, 심한 어지럼증, 호흡곤란, 쇼크, 실신 등을 호소한다. 심지어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발작성 빈맥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크게 심방성 빈맥과 심실성 빈맥으로 구분하며 심방성 빈맥으로는 회귀성 방실결절 빈맥, 회귀성 방실빈맥, 심방성 빈맥, 심방조동, 발작성 심방세동이 있다.

심실성 빈맥은 심장질환에 동반된 심실빈맥, 정상 심장에서 발생하는 발작성 실심빈맥 등 종류가 다양하나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비슷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적 심각성은 매우 다를 수 있어 일단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건강한 사람이 편히 쉴 때의 맥박이 정상 맥박이다. 1분에 60~100회 정도이다. 분당 60회 미만은 서맥이며 100회 이상인 경우를 빈맥이라고 한다.

운동을 하거나 흥분을 하면 맥박수가 160회까지 증가한다. 이런 경우는 동성 빈맥이라고 해 정상적이다. 그러나 운동이나 흥분 등과 관련없이 맥박수가 100회 이상 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면 심장내 이상에 의한 빈맥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인들이 자주 접하는 심전도 검사는 표면 심전도로, 팔과 가슴에 각각의 전극을 부착하고 거기에서 전기 신호를 받아 심전도 파형을 얻는 방법이다.

가슴이 뛸 때의 표면 심전도는 부정맥 진단을 위해서는 필수적이지만 원인까지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원인을 알기 위한 방법으로 심장내 심전도가 있다.

이는 다리나 팔의 정맥을 통해 심장 내에 직경 2㎜정도의 줄(전극도자)을 심방, 심실, 방실결절 등의 부위에 놓고 각 부위에서 심장내 전기의 흐름을 측정한다.

이런 경우 심방 또는 심실 등에서 전기적으로 자극을 주어 부정맥을 발생시킬 수 있고 이때의 심장내 심전도를 관찰하면 심장내에 비정상적인 길이나 기능이 항진되어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 곳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전기 생리적 검사라 하는데 1969년 사람에게 처음 시행됐고 지금은 컴퓨터와 여러 기술들의 발달로 안전한 진단적 기술로 자리잡았다.

예전에는 부정맥의 원인을 없애려면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을 해야 했다. 그러나 전기 생리적 검사의 발달에 힘입어 도자절제술이라는 획기적인 치료 방법이 개발됐다. 초기에는 직류를 이용하여 심장내의 부정맥 원인을 제거하려 했으나 여러 합병증이 발생해 1985년 이후부터는 고주파를 이용하고 있다.

전기 생리적 검사로 부정맥의 원인을 찾고 그 부위에 역시 2~3mm 정도의 특수도자를 이용,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해 열로 부정맥의 원인을 없애버리는 것이 바로 고주파 도자 절제술이다.

이같은 시술은 방실결절 회귀성 빈맥, 방실회귀성 빈맥 등의 경우 성공률이 97% 이상이며 합병증은 1% 미만이다.

부동, 심방세동, 심장 수술 후 빈맥, 심실빈맥 등의 환자는 전기 생리적 검사로 병 자체를 진단할 수는 있으나 유발 장소를 정확히 찾기가 어렵고 정밀한 진단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심장의 모든 부분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해 부정맥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이 기계는 예전에 불가능했던 심방빈맥, 심방조동, 심방세동, 심장 수술 후 빈맥, 심실빈맥 등의 원인을 진단하는데 유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주파 도자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어 해당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내과 경우 지난 8월부터 이를 이용한 진단과 치료를 시행, 지금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내과 김윤년.한성욱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