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전거도로가 인도위에 설치돼 보행권침해 논란과 함께 보행자와의 충돌 우려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같은 자전거도로 문제점은 수년째 되풀이 지적되고 있지만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뚜렷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채 기존방식대로 계속 설치하고 있어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커녕 예산낭비만 부르고 있다.
9일 오후 대구시 중구 삼덕네거리에서 대백프라자쪽을 잇는 동덕로. 왕복 4차로 도로 양옆 인도 중앙에 초록색 우레탄으로 포장된 자전거도로 위에 5대 가량의 자전거가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들은 연신 보행자들과 맞닥뜨려 길옆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고 일부는 빨리 가기위해 차도로 내려서기까지 했다.
같은 날 오후 서구 비산네거리~내당네거리 구간. 폭4m 인도위 자전거 도로에 몇 대의 자전거가 속도를 내고 달리자 불안을 느낀 보행자들이 인도 양쪽으로 황급히 피했다.
게다가 이 곳에는 일부 상인들이 인도 양쪽에 물건을 진열하는 바람에 자전거가 빠른 속도로 달릴 경우 보행자들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강용식(47.대구시 중구 성내2동)씨는 "인도가 넓은 곳에서는 인도위 일부분에 자전거도로를 개설해도 상관없지만 인도가 좁은 도심은 자전거도로 설치가 무의미하다"며 "가로수까지 심어 놓은 곳은 다니기가 더 어려워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대구 시내에는 현재 176㎞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신천둔치 상동교 부근 용두교~침산교 구간 18㎞와 금호강변둔치 3.3㎞ 등 2곳 뿐이며 나머지 150여㎞는 인도위에 개설돼 있다.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 김종석 본부장은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인도위에 자전거 도로를 개설한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며 "외국은 자전거를 차량으로 간주, 차도 일정부분을 자전거도로로 할애,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보행자의 보행권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2010년까지 350억원을 들여 인도위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기존 방식으로 380km의 자전거도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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